[올림픽 세계스타]쿠바 복싱영웅 사본 '아마 타이슨'

  • 입력 2000년 8월 24일 18시 39분


세계선수권 6연패. 올림픽 2연패. 세계 스포츠계의 신화적인 인물을 거론할 때마다 그의 이름은 맨 첫줄을 장식한다.

‘쿠바의 복싱영웅’ 펠릭스 사본(33·사진). ‘복싱의 꽃’인 헤비급의 아마추어 1인자. 선수의 인권은 도외시하며 돈만 챙기는 프로로의 전향을 거부한채 15년간 아마추어복싱을 평정해온 ‘살아있는 전설’이다. 새천년 첫 올림픽인 시드니에서 헤비급 3연패에 도전하는 그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

쿠바가 보이콧한 88서울올림픽만 아니었다면 사본은 이번이 올림픽에서 4연패에 도전할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쿠바의 대선배 테오필로 스티븐슨이 이룩한 사상 초유의 헤비급 올림픽 3연패(72,76,80)란 대기록을 깨지 못한다는데 다소 김이 빠져는 것도 사실. 그러나 그가 존경하는 스티븐슨과 최소한 타이기록은 세우고야 말겠다는 의지 또한 확고해 그 어느 때보다 강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사본의 3연패 가능성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안정된 공수 기본기, 탁월한 스피드, 그리고 ‘핵주먹’. 사본이 18세이던 86년 세계선수권 헤비급에서 챔피언에 오르던 순간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 당시 사본은 프로복싱 헤비급의 유망주로 떠오른 마이크 타이슨에 비유되었고 ‘제2의 알리’라는 평가까지 받았었다.

67년 9월 미국의 콴타나모 기지 인근의 산 빈센트에서 태어난 사본은 원래 육상선수로 활약하다 15세때인 82년 복싱으로 전향했다. 그해 쿠바 아마복싱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뒤 85년 세계주니어 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86년부터 97년까지 세계선수권을 6연속 석권했고 92,96 올림픽에서 쿠바에 금메달을 안기며 복싱계의 ‘신화’로 불리고 있다.

전문가들이 꼽는 유일한 복병은 미국의 마이클 베네트(29).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사본이 쿠바선수에 대한 심판판정에 항의, 중도에 기권하면서 어부지리로 챔피언에 오른 복서지만 만만치 않다. 강도혐의로 7년간의 수감 끝에 98년 출옥, ‘제2의 인생’을 꿈꾸는 불굴의 의지가 강점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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