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칼럼]"돈많은 반칙구단 삼성, 돈없고 힘없는 KBO"

  • 입력 2000년 8월 11일 12시 07분


삼성 만큼 규정을 위반하는 구단도 드물다.

삼성은 규정의 헛점을 교묘히 파고 들기도 하지만 때론 위반도 서슴치 않는다. 지난해말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해태 이강철을 데려올때도 규정을 무시했다.

FA선수는 공시되고 소속구단과 교섭을 하는 기간에는 다른구단에서 접촉을 못하게 돼 있다. 따라서 지난해 FA가 된 이강철은 11월 28일까지는 다른구단과 입단 교섭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삼성은 이강철을 영입하기 위해 미리 접촉을 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11월 중순 어느날. 삼성의 모간부는 007가방에 돈을 넣고 광주 프린스 호텔에서 나이트 클럽에서 이강철과 만났다. 그자리에는 해태의 모코치도 동석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사람이 여러명 있었다.

또 삼성의 모간부는 그날 광주 프린스 호텔에 숙박을 했다는 증거도 남아있다.

모간부는 집요하게 이강철을 설득, 결국 3년에 연봉 8억원이라는 거액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사전에 입단 합의를 본 삼성은 해태와 입단 교섭이 끝난 다음날인 29일 이강철의 영입을 발표했다.

발표 당시 사전 접촉을 했다는 소문이 떠돌았으나 삼성은 강력하게 부인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증거가 없다며 이를 묵살했다. 여러사람들의 증언으로 볼때 삼성은 이강철과 사전접촉 했음이 분명하다.

KBO 총재는 FA선수 사전 접촉의 위반 사실이 발견되면 해당구단과 선수에게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위반구단은 1년간 직무 정지, 선수는 페넌트레이스 2분의 1 출장정지와 연봉의 5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이는 3년내 발견되더라도 소급 적용된다.

진실이 한꺼풀씩 드러나고 있는데도 KBO는 여전히 꿀먹은 벙어리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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