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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10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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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혼전중인 홈런 레이스에서 섣불리 이승엽을 올 시즌 ‘홈런왕’으로 단정짓기는 이르다. 박경완 퀸란(이상 현대) 송지만(한화) 우즈 심정수(이상 두산) 등 저마다 ‘한방’을 자랑하는 타자들이 지난해 이승엽이 올랐던 홈런왕 자리를 탐내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에게는 다른 타자들보다 홈런왕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
▽비거리〓이승엽이 올시즌 날린 홈런 타구의 평균 비거리는 118.7m. 타구가 멀리 날아갈수록 홈런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 손목 힘만큼은 ‘괴력’으로 통하는 우즈의 비거리가 123.3m로 이승엽에 앞서있을 뿐 박경완(118.3m) 퀸란(117.3m) 심정수(117.3m) 송지만(116.4m) 등 다른 ‘라이벌’들보다 이승엽의 홈런이 멀리 나간다.

▽타구 방향〓왼손 타자인 이승엽의 홈런 방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당겨쳐서’ 담장을 넘기는 오른쪽. 32개의 홈런 중 14개(43.7%)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고, 우중간으로 넘어간 홈런은 4개(12.5%)다. 그러나, 이 수치는 오른손 타자인 박경완과 퀸란이 30개의 홈런 중 각각 21개(70%)와 22개(77.3%)를 당겨치기로 왼쪽 방향 홈런으로 만들어낸 것에 비하면 아주 낮은 수치. 결국, 홈런중 43.7%를 가운데 또는 왼쪽 담장을 넘겼을 정도로 안쪽, 바깥쪽을 구분하지 않고 당겨치기와 밀어치기에 모두 능한 이승엽이 홈런왕에 그만큼 가깝다는 말이 된다.
▽몰아치기〓이승엽은 지난 시즌 ‘몰아치기’로 홈런왕에 올랐다. 1경기 3홈런, 6경기 연속 홈런 등 한번 불이 붙으면 좀처럼 꺼질 줄 모르는 몰아치기 위력을 과시했다. 올해는 특유의 몰아치기가 잠시 주춤했으나 6일부터 9일까지 벌어진 4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뽑아내 몰아치기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홈 구장〓밀어치기 홈런을 많이 만들어내는 이승엽에게 홈 구장인 대구 구장은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페넌트레이스의 절반을 홈 구장에서 치르기 때문. 대구 구장의 좌,우 담장까지의 거리는 95m, 중견수쪽 담장까지의 거리는 117m다. 이에 비해 현대가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수원 구장은 좌,우 거리는 같지만 가운데 담장까지는 120m이고, ‘웅담포’의 주인공인 두산 심정수와 우즈가 홈 구장으로 쓰는 잠실 구장은 125m로 더 길다. 한화의 홈 구장인 대전 구장은 가운데 거리는 114m로 대구 구장보다 짧지만, 좌,우 거리는 98m로 오히려 길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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