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 Diary]지하철 이사

  • 입력 2000년 8월 3일 18시 57분


브루클린에서 지하철을 타고 알바니로 돌아가는 길. 난 서류가방을 가지고 2인용 좌석에 앉아 있었다.

다음 역에서 전동차가 정지했을 때 허름한 차림의 남자가 끙끙거리며 짐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그 남자의 짐에는 몇 개의 손가방을 비롯해 TV를 실은 손수레까지 있었다. 난 옆 좌석을 가리키며 그에게 손짓을 했으나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지하철 바닥에 내려놓은 짐 더미에 앉았다.

사람들이 밀려들면서 그의 자세가 좀 불안해 보였다. 난 “곧 내릴 테니 내 자리에 앉으세요”라며 그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그는 감사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브루클린에서 브롱크스에 있는 새 아파트로 이사하고 있어요. 오전 6시부터 짐을 옮기기 시작했는데 이번이 7번째입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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