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 "장세척, 해야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

  • 입력 2000년 8월 2일 23시 19분


◆ '장세척 찬성'쪽 주장 "노폐물은 독으로 작용, 빨리 배출해야" 인체는 끊임없이 작용하는 거대한 화학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입에서항문에 이르기까지 긴 파이프로 연결되듯 이어진 장은 음식물을 섭취하면식도를타고 내려가 영양분은 흡수하고 노폐물은 체외로 배설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왕림씨(리·압구정크리닉 원장)는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당연히 배설되어야 할 노폐물이 인체 내에 남아 있게 되면 일종의독으로 작용하여 각종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바로 이 노폐물을 몸밖으로 빼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장세척은 바로 이러한 찌꺼기를 특수액을 이용한 기계적인 장치를 통해제거함으로써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계통의 질환을 예방하는 치료법이며, 영양·면역을 겸한 체내 해독 요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2년부터 장세척을 시작, ‘장을 비우면 미인이 된다’(96년 동아일보사간)라는책을 저술하며 우리 나라에 장세척의 붐을 일으켰던 장본인이기도한 이왕림씨는 치아를 스케일링하듯 6개월∼1년에 한 번씩 시행하면 각종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왕림씨의 주장을 좀더 들어보면, 사람의 몸은 보통 6개월에서 1년이면체세포가 완전히 바뀌는데 매일 먹는 음식은 이러한 체세포를 만드는 원료가 된다. 사람은 한 달에 50kg, 1년이면 6백kg의 먹을거리를부단히 섭취하면서 영양분을 흡수하고 나머지는 배출한다.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흡수와 배출 작용이 쉼 없이 이뤄지게 된다. 그런데문제는흐르는 물이 고이면 썩듯이 몸 속에서도 배출 작용이 원활하지못하면고장이 생긴다는 것. 그 대표적인 곳이 장이라고 한다. 정상적인사람의 경우 내용물의 장내 체류 시간은 8∼24시간. 그러나장기능 장해를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2백시간까지 소요된다고 한다.장에서 내용물이 정체되면 장내 이상 발효와 부패에 의해 페놀, 인돌, 아민, 포름알데히드, 암모니아 등 발암물질과 독소, 세포의노화를일으키는 과잉활성 산소(유해산소) 등이 생성된다고 한다.고여있는 물이 썩으면 부패해 냄새가 나고 각종 더러운 벌레들이모여들어주위 환경마저 파괴해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체 현상인 ‘장내 자가중독’이 일어나면 곧 질병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망이 된다는 것이다. ◆ IN PUT보다 OUT PUT, 해독이 중요 그 예로 장 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냄새가 독한 방귀를 자주 뀌게 되는데 이것은 장내의 이상 발효를 의미하며 장내에 유익한 세균보다는유해균이 더 많다는 뜻이라는 것. 따라서 냄새가 독한 방귀를자주뀌는 사람은 자신의 몸에 어떠한 질병이 있는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변비가 생기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체외로 내보내는 신진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몸에 이상 발효균이 생겨 독소를 생성하게됩니다. 이 독소는 혈액을 타고 몸의 각 장기에 흘러 들어가 증상을일으키는데 변비가 심한 사람이 만성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장에서 발생한 유독 가스가 혈액을 타고 뇌까지 들어가 뇌 기능을 어지럽히기 때문입니다.” 이왕림씨는 이 가스가 자궁이나 방광, 전립선 따위의 기관을 압박하게되면 출혈과 염증 및 아랫배가 나오고 요통이나 어깨 결림 같은 증상도일으키게 된다고 한다. 또 변비로 인해 생긴 독소가 해독작용을 하는 간에도 악영향을 주어 간 기능 저하, 심지어는 암까지 유발한다고 한다. 현재 우리의 식생활은 과식과 서구식 식생활로 인해 육류및지방 섭취가 많고 인스턴트 식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식문화는 소화기능 장해를 불러일으키고 이는 곧 내장기관의 장애,즉장 질환을 가져오게 된다. 이제는 잘먹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어서,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 보다 먹은 것을 얼마만큼 배설하느냐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이씨는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보약을 열 첩 이상 달여 먹어도 장이 깨끗하지 못하면 별 효험을 보지 못하며생체리듬(흡수→소화→순환→배설)이 활성화돼야 피가 맑아지고 자가 면역력이 생겨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 '장세척 반대'쪽 주장 "장은 숙변이 낄 만한 구조가 아니다" 서울대소화기내과의송인성 교수는 지난 3월 뉴스에 변비 치료를 위해수년간 온갖 민간처방을 해봤지만 신통치 않다며 자신을 찾아온환자사례를 발표했다. 그 환자는 대변이 장 속에 오래 있으면 숙변이 되어 많은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주위 말에 자주 장세척을 하여 전해질 이상까지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교수는 사람의 장의 구조는숙변이낄 만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장세척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 그동안 장세척이 좋다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송교수의 발언은 파문을가져왔고 송교수는 직간접적으로 조명을 받게 되었다. 여러모로입장이 난처해지자 송교수는 모든 인터뷰를 사절, 서울대병원 홍보실을통해 짤막하게 견해를 적은 자료를 통해 인터뷰를 대신하고 있다. 자료에의하면 송교수는 장에 남은 숙변이 해롭다는 기록은 어디에도없고 변을 잘 보면서도 있지도 않은 숙변을 없앤다고 관장을 하거나하제를 사용하면 배변반사를 억제해 오히려 변비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전해질 이상, 심하면 세균총의 생태계가 깨져 위막성 대장염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을 가져오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 내과 김창섭 과장은 송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며 매일환자의 항문에 길이 1백60cm의 대장 내시경을 놓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숙변을 구경한 적이 없다고 한다. “숙변은일본의 민간요법에서 사용되는 단어인데, 최근 장이 아코디언처럼 구불구불 하기 때문에 그 주름 사이에 대변이 끼면 이것이 숙변이 되어 나중에 이런 저런 질병이 생기고 심지어는 암이 발생한다고 까지 거의 공갈협박을 하면서 장세척을 권유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장내에는 유산균을 비롯하여 정상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많은이로운 균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런 균들이 특히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음식 종류(콩, 돼지고기, 일부 과일, 다이어트 식품류)등이들어가면 열심히 발효시켜서 가스를 만들고 음식에 따라 냄새도발생시키는 것이지요. 그러나 장세척을 자주 하게 되면 이런 유익한 균마저 다 씻겨 내려가게 되어 장내 환경에 불균형을 초래, 마침내는나쁜세균들이 그 틈을 타서 세력을 장악해 장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조물주는사람의 장을 그렇게 무력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김창섭 과장은 장은 노후된 하수도관이 아니라고 한다. 장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대변을 계속 아래로 내려보내게 되어 있어 숙변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한다. 장세척의 주범인 대장의 주름을 잘라보면 3개의 종으로 달리는 근육을 볼 수 있는데, 이 근육을 살펴보면 계속 꾸물럭꾸물럭거리며수축,이완을 하고 있다는 것. 한시도 쉴 사이 없이 움직이며 변을 밀어내고 있어 숙변이 낄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장의 움직임은 아주 특수한 경우에만 떨어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숙변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김과장의 주장이다. ◆ 상술에 의한 과대선전, 국민에게 겁주고 있다 “장세척을권유하는 한 의사 분은 스트레스, 운동부족, 음식물 부주의등으로 신체 기능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노폐물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아, 오랫동안 장 내벽에 유착될 경우 게실(diverticulum)이 생겨 장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게실은장벽의 근육이 약간 얇아져서 꽈리처럼 바깥으로 조그맣게 돌출되는것이고 이것은 대부분 아무 문제없고 기껏해야 염증이나 심하게는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김충섭과장은 수많은 대장암중에 게실이 변해서 암이 되었다는 보고는금시 초문이라고 반박한다. 대장암은 대장점막에서 세포가 적절히커지지 못하고 미성숙하게 커져 혹이 생겨 암으로 발전한다는 것이정설이고그것에 숙변이 관여한다는 가설은 지금까지 없다고 한다.또 숙변이 간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바로는간암의 원인은 90%가 바이러스성 간염 때문인 것으로, 숙변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김과장은 치아를 스케일링하듯 1년에 1∼2회 장세척을 하면 좋다는 주장에 대해 그렇다면 사람의 뇌, 콧구멍 등 다른 기관도 주기적으로꺼내 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고 반박한다.치아의경우를 장의 경우에 비유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한 마디로 모든 것이 과대선전이라는 것. 체중이 빠지는 현상에 대해서는관장액자체가 고장액(高藏液)이라 대변과 함께 마치 사우나를 하듯 수분이 빠져 나오게 되어 단기간에 체중이 줄어들게 된다는 설명이다. 장세척을 할 때는 세척관을 항문에 2인치 정도 삽입한 후 준비한 장수액(腸水液)을 압력, 속도, 수량을 조절하며 유입한다. 마지막으로 김과장은단순변비나 가벼운 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없지만, 대장암이나 장결핵, 궤양성 대장염, 크론씨병 같이 장을 좁게만들수 있는 병에서 인위적으로 압력을 가하게 되면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한편신현대 교수(경희대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원장)는 장세척이 좋다, 나쁘다 흑백론으로 말할 것이 아니라, 용도에 따라 적용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성 변비의 경우 통변을 시원하게 해준다는 좋은 측면이 있다는 것. 외국의 자연요법학회나 대체의학에서 장세척은 해독요법으로 중요한 치료수단으로사용되는 만큼 무조건적인 부정적 시각이 아니라, 치료의보조수단으로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단 너무 상술에 휘둘려 고가의 비용을 들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 장세척 후 난 이렇게 효과를 보았다 "피부가 맑아졌으며 살도 3kg이상 빠졌다" 몇몇 선후배 연예인들이 장세척을 한 후 효과를 보았다고 해서 나도 장세척을 시도해 보았다. 내 문제는 생활이 불규칙하고 매일 긴장을 하며 살아야 하는 탓에 젊은 시절부터 밤에 잠을 푹 자지 못하고 항상선잠을 자며 나흘에 한번 정도 화장실에 갈 만큼 변비로 고생을 해온 것이었다. 8회예정으로 등록을 하고 현재 7회까지의 장세척이 끝난 상태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밤에 잠을 설치지 않고 푹 자게 되었다는 것이다.숙면을 취한 탓인지 머리도 개운해진 것 같은데 거울을 보게 되면나 자신도 피부가 맑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요즘 친한동료연예인들이 나를 보고 “눈빛이 맑아진 것 같다”는 말을 건네곤한다. 바쁠 때는 주 1회, 조금 시간 여유가 나면 주 2회 정도장세척을 했는데 체중이 3kg이상 빠졌다.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도 되고 피부색도 맑아졌으며 밤에 잠도 잘 자게 되어 장세척 효과를 보았다고 말할 수 있다. ◆ 미니 인터뷰/"장세척, 능사가 아니라 변비타입 정확히 진단한 후 대처해야" 김창섭(강북삼성병언 소화기 내과과장 02-2001-2001) “변비에 장세척이 좋다는 믿음이 퍼지고 있는데 변비는 증상이지 질병이아닙니다. 변비의 원인은 크게 다음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변이 형성될 만큼 먹지 않아서, 둘째 장의 운동 자체가 떨어져서, 셋째 변을 보려고 노력을 하면 마치 변을 참을 때처럼 항문과직장의 각이 더 꺾이는 출구폐쇄형인 경우(항문경이라는 진단명이붙는다)가 그것입니다. 출구폐쇄형의 경우에는 근육훈련을 시켜야치료가 되는 것으로 약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습니다. 만일 이런경우변비약을 계속 복용하게 되면 내성이 생겨 더욱 부작용만 키우게 됩니다. 따라서 변비라 해서 일률적으로 장세척을 해주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에너지 메디슨 센터’의 문인언씨(서울대 문리대 졸업, 미시카고 내셔널칼리지에서 동양인 최초로 척추인대요법과 자연요법에박사학위 획득, 전 사우스 바일로 유니버시티 병원장)는 지난 5월27일연세대강당에서의 세미나 발표에서 매일 아침 이를 닦는 것처럼매일장세척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장은 건강의 열쇠이면서몸을 쇠약하게 만드는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문박사는 장세척의 기록은 석기시대 벽화에도 나올 만큼 역사가 깊다고 전한다. “변이 막혀 배가 나온 아이를 엎어놓고 돼지 오줌보에 갈대를 끼워 풍선을 달고 물을 넣어서 꾹꾹 쥐어짜는 모습이 기원전 2500년 경의 그림에 나와있습니다.” 인류역사를살펴볼 때 상하수도를 갈라 먹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인간의수명이 연장된 것을 볼 수 있다는 문박사는 더러운 곳이 깨끗해져야건강해져장수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 몸에서 가장 더러운 곳은입과대장. 그 중에서도 대장의 끝 30cm가 가장 더럽다고 한다. 문씨는 자연계에서 소, 말, 양 같은 초식동물은 뛰거나 여물을 먹으면서바로 배설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사람, 사자, 고양이같이동물을 사냥해 먹는 잡식성동물은 대변을 감추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본능이 있었다고 한다. 왜냐, 변을 배설하게 되면 냄새로 인해 생명의위협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 적의 위협을 받지 않는 안전한 장소에가서 변을 보고 땅에 파묻기까지 마치 대장의 마지막 1피트는 썩는 변의 저장고와 같다는 것. 그런데 지금은 야생 상태로 사는 것이아니기 때문에 변을 저장해 두어야 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쓰레기통은빨리 비워야 집에서 냄새가 나고 벌레가 생기지 않듯, 변은 가급적 빨리 몸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이롭다는 게 문씨의 주장이다. “변비 환자만이 아니고, 일반인들도 장세척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제 주장인데 이에 대해 일부 의사들이 ‘왜 자연적인 것을 비자연적으로하느냐’고비난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이유를 우리가 추위나더위를 피해 옷을 입거나 집에서 거주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자연 그대로 살면 수명은 60세도 채 안됩니다. 장세척을 권유하는 것은 자연보다 더 건강해지기 위한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또 장세척을 하면 체액의 전해질에 불균형이 와서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수있다는 반대쪽의 주장에 대해 92년 무렵 워싱턴 시애틀에 있는 한 병원에서 전해질이 안 맞는 약을 써서 관장을 하다가 한 아이가 사망하는 케이스가 있었다며 이것은 장세척의 방법이 아닌, 관장약을 사용한 결과로 나타난 피해 사례라고 설명한다. 또한장세척을자주하면 유해균뿐만 아니라, 유익균도 없어진다는 주장에대해 “우리가 세수를 한 후 따로 유익균을 얼굴에 발라 주느냐”는반문을 한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우리 얼굴이 건강한것처럼, 장 역시 유익한 박테리아를 따로 넣어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장 내부가 깨끗한 환경으로 바뀌면 병든 장의 썩은 환경을 좋아하는 나쁜 박테리아는 증식하기 어려워지고 이로운 박테리아는 기하급수적으로증식한다는 것이 문씨의 설명. 문씨는 집에서 자가로 할 수 있는 장세척기를 개발해 미국 특허를 내놓고 있다. 마지막으로문씨는현대의학의 가장 큰 맹점은 발견되기 전까지는 병이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있다며 건강하게 살기 위한 예방적 차원에서도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