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터뷰]수학 영재교육 성동초 5년 정영헌군

  • 입력 2000년 8월 2일 18시 34분


서울 성동초등학교 6학년 정영헌군(12). ‘까불이’라고 불릴 만큼 개구쟁이지만 수학에 특출한 재능을 가진 영재다.

현재 연세대 영재교육센터에서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수학교육을 받고 있는 정군은 이미 고교 과정 수학을 마쳤다. 대학생들에 비해 실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지도 교수의 평가.

정군은 6세 때부터 숫자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군의 어머니 김영순씨(40)는 “영헌이는 앞차와 우리 차의 번호판 숫자를 암산으로 덧셈 뺄셈을 하거나 이웃 집 사람들의 나이를 다 더해 우리 집과 비교하는 등 모든 것을 숫자와 연관시키는 버릇이 있었다”면서 “바둑 학원에 보냈더니 기보를 모두 외우더라”고 말했다.

정군의 부모는 그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수학 공부를 함께 했다.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면서 수학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사고력에 도움이 되도록 수학 문제를 공식에 맞춰 풀기 보다 ‘화성에서 온 수학자’ 등 수학의 원리를 설명한 책을 즐겨 읽도록 했다.

“‘n이 2보다 큰 자연수일 때 방정식 Xⁿ+Yⁿ=Zⁿ을 만족하는 양의 정수 X, Y, Z는 없다’는 정리를 만든 위대한 수학자 페르마에 대해 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너무 재미있어 20번이나 읽었어요.”

정군은 3학년 때부터 수학경시대회에 나가 중학생 형들을 물리치고 5차례나 1등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정군은 요즘 인터넷의 외국 수학 관련 사이트를 뒤져 영어로 출제된 수학문제를 푸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정군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짜내 복잡한 문제를 풀었을 때 맛보는 희열을 잊지 못해 하루에 3, 4시간 수학 공부를 한다”며 “물리학자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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