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은행등 금융주에 다시 관심 가질때

  • 입력 2000년 8월 2일 17시 10분


증시가 기술적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장중 등락이 거듭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강세 기조는 당분간 유효할 전망.

또 현대 문제가 가닥을 잡아가고 은행권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경우 은행주가 다시 장세를 주도하는 선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 동향에 따라 외국인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고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어 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시장 흐름을 살피는 단타 매매 전략이 아직은 바람직해 보인다.

◆은행주 다시 부상

2일 증시는 전날밤 미국 나스닥지수가 급락한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며 출발했다.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전날에 비해 둔화되면서 장후반 73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매수세가 이어지지 못해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전날보다 1.23포인트 오른 728.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현대전자등 반도체종목은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이 나오며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으나 SK텔레콤,한국통신,한국전력등 여타 블루칩 종목이 지수를 견인했다.

특히 2일 증시에서는 대부분의 은행주가 강세 행진을 펼치며 거래비중면에서도 거래소의 40%이상을 차지했다. 이날 외환은행은 전날대비 12.15%(285원)이나 올라 2630원을 기록했고 한빛 조흥은행등도 대규모 거래량을 수반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들도 최근 우량 은행을 중심으로 은행주에 대한 매수를 늘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1일 국민은행을 71만9,000주, 주택은행 28만3,000주,신한은행은 17만주 매입한데 이어 2일에도 조흥은행 31만3,000주, 주택은행 25만3,000주,국민은행 16만5,000주,신한은행은 7만5,000주를 순매수하는등 은행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동양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8월중 은행권 구조조정 방안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주에 순환매가 형성됐다"며 "은행등 금융주가 다시 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윤형호 기업분석팀장은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 강세장은 현대 문제가 채권은행단의 강도 높은 대응을 바탕으로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고 개각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새 경제팀이 들어서면 그동안 주춤했던 금융 구조조정이 다시 강력히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증권 윤팀장은 "은행주의 장기 투자의견은 '관망'이지만 단기적(한달이내)으로는 매수할만 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빠른 순환매

코스닥시장도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매수세를 보이면서 전날보다 0.61포인트 오른 120.92로 장이 마감돼 연 3일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전날 나스닥시장에서 바이오테크 종목들이 강세를 보인데 영향받아 대성미생물이 상한폭까지 오르는등 생명공학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고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등도 테마를 형성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이에따라 코스닥에서는 상한가 종목이 대영에이앤브이,네오위즈,바른손등 91개에 달했다.

삼성증권 손범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의 경우 재료가 있는 개별종목들이 발빠르게 테마를 형성하며 순환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아직 방향성이 없이 움직이고 있어 시세 연속성은 어려워 보이지만 떨어지더라도 하락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등 기조는 여전히 유효

현대의 자금난이라는 악재는 이제 현대의 자구계획을 기다리며 수습을 준비하는 단계. 외국인들의 삼성전자등 반도체주 매도 공세는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가 약세를 보일 경우 여지없이 재연되고 있지만 2일은 그 강도가 매우 약화됐다.

이에따라 단기적으로 반등 기조는 살아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화증권 윤팀장은 증시를 부추기는 재료는 별로 없지만 그렇다고 당장 주가를 끌어내릴만한 악재도 현재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팀장은 따라서 우량 금융주와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매수를 하더라도 매매기간을 짧게 잡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의 경우 120대후반에서는 저항선이 생길수 있고 거래소시장도 미국증시나 선물시장의 동향에 따라 변동성이 크므로 증시 흐름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단타 전략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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