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미국 증시의 영향력 다시 확대될 전망

  • 입력 2000년 7월 26일 17시 05분


증시가 반도체주의 강세에 힘입어 반등세로 돌아섰다.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크지만 강세는 며칠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반도체주나 업종대표주를 대상으로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률을 낼 수도 있겠지만 현대 문제등으로 증시의 불안정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단기 반등때 현금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삼성전자가 주도한 반등

거래소 시장은 26일 사흘만에 오름세로 돌아서며 74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역시 3일만에 매수 우위를 보여 821억원규모를 사들였다.

이날 주가를 반등시킨 일등공신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

삼성전자는 전날 미국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상승세로 반전한 것이 호재가 돼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1만3,500원이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인텔, 마이크로테크놀로지등 반도체 종목이 강세를 보이자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전자주를 28만주정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전자도 현대그룹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날보다 300원 올랐고 아남반도체,미래산업,신성이엔지등 반도체 장비업체와 테크노세미컴, 엠케이전자, 심텍등 반도체 재료업체도 상승세를 보였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삼성전자의 지수 견인력을 실감한 장이었다"며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므로 반등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팀장은 "증시의 양대 축중 하나인 반도체주가 최근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반전된 것은 의미있는 징조"라며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의 향방이 국내증시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쳐 아직 방향성은 확실하지 않지만 반도체주,특히 삼성전자가 단기 반등의 주도주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수는 한 증권사에서 주로 이루어져 외국인들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속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지만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이 줄어드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자금 지원은 금융주에 악재

삼성전자등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보인 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은행,증권등 금융주는 하락세로 마감됐다.

금융주는 장 초반 강세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약세를 보여 오후들어 증권주의 하락폭이 크게 확대됐다.

금융주의 하락에 대해서는 두가지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증권 최창호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체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몰리자 다른 한 축인 금융주가 약화됐다"고 말했다. 신규 자금이 들어오지않아 증시의 유동성은 한정되어 있는데 반도체주로 돈이 몰리자 금융주에 대한 매수세는 줄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요인은 이날 오후 은행장들이 현대건설에 대해 자금 지원을 해주기로 한 점이다.증시 전체적으로는 현대의 유동성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될 것으로 기대돼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은행권으로 보면 잠재손실이 다시 발생하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 재경부 장관이 채권전용 펀드를 기존에 조성하기로 한 10조원외에 추가로 10조원을 더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금융주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시장 흐름은 일단 단기 반등권에 진입

증시는 반도체주의 주도아래 일단 단기 반등권에 접어든 모습이다.

앞으로 변수는 현대그룹이 어떻게 구조조정을 해나갈지 하는 점과 미국 증시 여부.

일부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현대그룹이 자동차의 계열분리와 현대중공업의 전자 및 증권 제소 문제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따라 시장은 다시한번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주의 주가 향방이 국내 반도체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보이므로 당분간은 미 증시과의 연동성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거래소의 경우 아직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 반등할 경우 물량을 축소하겠다는 대기 매물이 많아 750∼760선에서 저항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신증권 나팀장은 삼성전자가 견인하는 상승세가 업종 대표주로 확산될 수 있어 800선까지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전략은 여전히 보수적 관점

현대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증시 자체도 아직 불안정하기 때문에 반도체나 업종대표주를 중심으로 단기 매매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익이 실현되면 빨리 매도시점을 찾아야 하므로 전업 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

코스닥의 경우도 일단 단기적으로 바닥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므로 실적이 우수한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매매를 고려해볼만 하다는 조언이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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