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성북구 재래시장의 현대화바람

  • 입력 2000년 7월 25일 18시 55분


“바꿔, 바꿔.”

서울 성북구 일대 재래 시장에 현대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재건축사업 시행 구역으로 선정된 재래 시장만 벌써 4곳이나 되어 개발붐이 뜨겁다. 여기에 보문동1의1 일대 보문시장(1748평)도 재건축사업 시행 구역 지정을 노리고 있어 이 일대 ‘개발 러시’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지역에서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는 재래 시장은 모두 5곳. 일찌감치 97년12월에 재건축사업 시행 구역으로 선정된 종암시장(1527평)을 비롯해 월곡 돈암 보문 미아시장이 대표적이다. 월곡 돈암 미아시장은 올해 들어 재건축사업 구역으로 지정됐고 보문시장이 바짝 뒤쫓고 있다.

반면 삼선 정릉시장은 하천부지여서, 새석관 길음시장은 일반주거지역에 속해 있어 당분간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게 구청측의 설명이다. 성북구 일대 재래 시장들은 대부분 지은 지 30년이 지나 ‘슬럼화’의 길을 걷고 있는 상태. 더욱이 시장 주변에는 노점상들이 진을 친 곳이 많아 시장 주변 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보문동에 살고 있는 주부 김모씨(31)는 “이렇다 할 대형 할인매장도 없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보문시장 재건축을 추진중인 김종대(金鍾大·65)사장은 “성북지역은 30여년동안 개발의 뒤안길에 있었던 곳”이라며 “시장 주변에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선 노점상들로 인해 기본적인 소방 도로도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3∼4년안에 새롭게 탈바꿈하려는 성북지역 재래 시장들이 꿈꾸는 미래상은 대부분 지하 3∼5층, 지상 20층 안팎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기존 시장 상인들이 들어갈 상가는 2, 3개층에 그치고 나머지는 일반인들에게 주거용 아파트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서울시의 건축 심의 등 ‘까다로운’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 종암시장은 이미 지상 부분을 1개 동에서 2개 동으로 분할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미아시장도 기본 계획을 일부 수정하라는 통첩을 받은 상태. 보문시장도 보상 문제를 둘러싼 주민간 갈등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

교통 문제도 적잖은 고민거리. 성북구청은 11월경 개통될 지하철 6호선이 월곡∼안암∼보문동을 지나기 때문에 교통량 흡수가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이 서울 도심과 강북권을 잇는 ‘허리’라는 점에서 잇따라 들어설 대규모 주상복합건물이 몰고 올 교통 혼잡이 만만찮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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