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디지털 일본 애니<블러드,…>,국내서 첫공개

  • 입력 2000년 7월 25일 16시 31분


'차세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모습'

새로운 세기 일본 애니메이션의 방향과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있는 작품 한 편이 22일 국내에서 공개됐다.

지난 21일부터 부산 시민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 2회 부산 국제 판타스틱 애니메이션 페스티벌(Fanta-ani2000)'에서 선을 보인 일본 애니메이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Blood, the last vampire)>.

<로보트 카니발> <노인 Z>의 기타쿠보 히로유키가 감독한 이 애니메이션은 <공각기동대> <인랑>등의 제작사로 널리 알려진 프로덕션 IG의 첫 풀 디지털 애니메이션이다.

사야라는 뱀파이어 헌터가 일본내 미군기지를 무대로 흡혈귀와 벌이는 격전을 그리고 있다. 셀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컴퓨터로 모든 작업을 한 50분 길이의 이 작품을 만드는데 3년간의 제작기간과 45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됐다. 감독을 맡은 기타쿠보는 <인랑>의 오키우라 히로유키와 함께 차세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는 감독이다.

지난 해 <인랑(人狼)>을 세계 최초로 공개해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은 '판타-애니2000' 주최측은 이번 영화제 비장의 카드로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를 준비했다. <인랑>과 마찬가지로 이번 국내 상영이 전세계를 통틀어 첫 번째 공개되는 자리이다.

충분히 홍보가 되지 않아 넓은 시민회관 객석을 다 채우지는 못했지만, 상영 직전까지 주최측이 제목조차 공개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예상 외로 많은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세계 첫 개봉의 자리에 함께 하는 기쁨을 누렸다. 작품 상영을 본 관객들은 1시간이 채 안되는 짧은 상영시간이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모처럼 최신 일본 애니메이션의 조류를 직접 접했다는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상영에 앞서 감독 기타쿠보 히로유키를 비롯해 프로듀서 시라카와 류우조, 프로덕션 IG의 이시카와 미츠히사, 그리고 <인랑>의 감독인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무대인사를 해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고, 이들은 애니메이션 상영 후 1시간여에 걸쳐 관객과의 대화를 갖기도 했다. 심한 감기몸살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부축을 받아야 했던 감독 기타쿠보는 관객과의 대화가 끝난 심야에 열린 즉석 기자회견까지 끝까지 참여하는 열성을 보였다.

오는 30일 한번 더 국내 관객에 선을 보이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일본에서는 가을 도쿄 시부야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부산=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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