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Metro]美직장인 '올빼미'운동 24시간 헬스클럽 붐

  • 입력 2000년 7월 20일 18시 25분


워싱턴 근교 스태퍼드 카운티에 있는 헬스클럽 ‘피트니스 유니버시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들 시각인 자정경에 젊은 남녀 20여명이 역기를 들어올리며 땀을 흘리고 있다.

섀넌 힉스도 그 중 한 사람. 이날 처음 헬스클럽을 찾은 힉스는 금융지주회사 ‘캐피털 원’에서 고객상담전화 처리업무를 하고 있다. “도대체 낮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 시간이 없어요. 밤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운동으로 풀어야겠어요.”

워싱턴포스트지는 최근 “긴 통근시간, 불규칙적인 출퇴근시간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쇼핑이나 은행업무 등 기본적인 일상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24시간 개방 헬스클럽이 워싱턴 근교에 많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이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은 50여명. 여기에는 힉스처럼 밤늦게 퇴근하는 사람말고도 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가지려는 경찰관 프린스 윌리엄스도 있다. 불규칙적인 근무시간과 레슬링 선수인 아들의 입장을 고려, 기꺼이 ‘올빼미족’이 되기로 한 것.

헬스클럽의 윌리엄 H 호이트 사장은 “문 닫을 시간에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을 돌려보내거나 문을 열었을 때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게 안타까웠다”며 24시간 운영을 하게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호이트 사장은 “집에서 제이 리노의 투나이트쇼 재방송을 보느니 운동을 하는 게 훨씬 낫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헬스클럽의 오전 3시는 출퇴근자가 갈리는 시간. 늦게 퇴근해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고 출근 전에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온다. 알링턴의 국방부에서 근무하는 댄 피어슨이 헬스클럽에 도착하는 시간은 보통 오전 4시. “가족들이 미쳤다고 해요.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려면 어쩔 수 없잖아요”라며 피어슨은 덤벨을 쥐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