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왜 자꾸 나만 갖고 그러냐구요? "

  • 입력 2000년 7월 19일 14시 13분


“김응용 해태감독은 전과자다.”

정말일까. 한국시리즈 9번 우승의 신화를 창조한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이 전과자?

게다가 9월 시드니올림픽에서 국가대표 야구팀 감독을 맡아 메달에 도전할 김감독이 전과자라며 세상이 놀라 까무라칠 일이다.

김응용감독이 전과자라는 사실은 지난 26일 전국의 각 일간지에 김응용감독의 이름이 도배된데서 알 수 있다.

왜 김응용감독의 이름이 신문에 일제히 실렸을까?

사건은 25일밤 벌어졌다.

삼성 김용희 감독과 계형철 투수코치, 이순철 주루코치가 판정에 항의하며 심판에게 퇴장당한뒤 폭력까지 휘두른 작태가 연출된 것.

각 신문은 이들을 질타하는데서 그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의 폭력 사태는 근절되야 한다고 부르짖으며 역대 그라운드 폭력 사태와 감독 퇴장 사례들을 다시 한번 열거했다. 김응용감독을 전과자로 만든 건 이 부분이다.

김응용감독은 역대 감독중 최다인 6번의 퇴장을 기록한 전과자(?).

퇴장 사건의 대부분이 80년대에 이루어졌지만 다른 감독들의 퇴장 이야기만 나오면 양념처럼 꼭 김응용감독의 전과가 거론된다.

이제 손을 씻고, 바른 길을 살아가려는 전과자들이 사건만 터지면 매번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것처럼.

신문에 자신의 퇴장 사건이 다시 한번 등장하자 김응용감독은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찾았다.

김응용감독은 강경한 목소리로 “나 요새 안그러잖아, 왜 자꾸 기사를 쓰는거냐. 딸도 시집갈때가 다 됐는데 창피하잖아.”하며 항의했다고 한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양새가 역시 전과자를 빼닮은(?) 김응용감독이다

< Cyber Reporter enterspor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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