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나스닥 서머랠리 시작했나

  • 입력 2000년 7월 18일 09시 13분


“나스닥지수, 서머랠리 시작했나”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서머랠리(여름철이면 나타나는 증시활황 현상)를 시작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17일(현지시각) 직전 거래일보다 28.49포인트 상승한 4274.67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거래일 기준 4일 연속 오른 것이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2일 4,000포인트를 상향돌파한 후 주말에는 4,200선도 돌파, 4월 이후 처음으로 연초 대비 실적이 플러스(+4.4%)로 돌아섰으며, 최대 37%까지 확대됐던 최고치(5,048.62포인트) 대비 하락률도 16%로 줄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 초반까지만 해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고 기업수익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감 등으로 약세를 보였으나 정작 야후 등 이른바 ‘신(新)경제’ 기업들의 수익이 전문가들

의 예상보다 좋게 나오자 주 후반까지 연 3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와함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거시지표 약세(+0.6%)로 인해 금리인상 우려가 크게 완화된 것도 전반적인 주가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올들어 처음으로 다우존스, 나스닥, S&P 500 지수가 나란히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미국증시를 바라보는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미국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업들의 2/4분기 수익 발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는 지난주에 비해 더 많은 기업들이 수익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중에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신경제 기업들과 찰스슈왑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은행, 제너럴 모터스, 필립 모리스, 하니웰 인터내셔널 등 주요 구(舊)경제 기업들이 망라돼 있다.

이번주에도 나스닥지수는 기업 수익 호전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상승탄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 신강구약(신경제종목 강세-구경제 종목 약세)의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경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다우지수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미국증권사 페인웨버 인수 계획으로 고조되고 있는 추가 M&A에 대한 기대감으로 구경제 종목 가운데 증권주와 은행주는 차별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18일 발표되는 6월중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거시지표와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의 인플레 우려 발언 강도에 따라 상승폭이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필립모리스 등 담배제조업체들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순회법원으로부터 총 1,450억달러(약 116조원)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플로리다주내 흡연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것도 주목거리다.

특히 오는 20에는 그린스펀 의장의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이 예정돼 있어 다시 한번 세계증시가 그의 입을 주목하게 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플레 리스크에 대해 언급할 수 있기 연설 전후로

주식시장이 다시 긴장상태에 진입, 단기 조정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팬아고라애셋의 에드가 페터스 수석 펀드매니저는 "금리의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이제 자취를 감췄다"면서 "일부 변수가 있지만 나스닥의 서머랠리는 다우 S&P 등 다른 지수의 상승을 촉발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테인&로 투자신탁의 알프레드 쿠겔 수석 투자전략가는 "CPI지수가 발표될 때까지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CPI의 결과가 FRB가 금리를 더 올릴 지 여부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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