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의장선거 거액살포 파문 확산

  • 입력 2000년 7월 14일 22시 31분


충북도의회가 후반기 의장선거 후유증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도의회는 지난 6일 치러진 의장선거를 앞두고 박재수(朴在秀·54)의원이 동료 의원 7명에게 2000만원씩 모두 1억4000만원을 뿌린 것으로 최근 확인되면서 파행이 빚어지고 있다.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제176회 임시회는 뇌물 파문에 따른 동요로 차질을 빚었다.

산업경제위 등 일부 상임위는 소속 위원장과 위원들이 수사를 받는 바람에 정족수 부족으로 휴회를 해야했다. 일부 의원들은 매표 행위와 자신이 무관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느라 바빴다. 신임의장은 후반기 의정구상 대신 사과문을 낭독했다.

그러나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3파전이었던 이번 의장선거에서 27표 가운데 적어도 10표 이상은 확보해야 당선권이기 때문에 박의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원이 더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장 후보들도 3차전까지 가는 접전이 벌어진 상황에서 금품을 뿌렸을 것이라는 의혹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의원들은 이런 상황에서 후반기 의정활동 자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한 의원은 “돈을 받고 표를 사고 팔아 도덕적 권위가 땅에 떨어진 마당에 공무원들의 예산낭비를 질책할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충북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의정참여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돈을 받은 5명의 의원들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며 여타 의장 후보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 소문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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