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어? 내 배꼽이… 없어졌어요!"

  • 입력 2000년 7월 14일 18시 39분


□배꼽이 없어요!

진 윌리스 글·토니 로스 그림/ 웅진닷컴

아이들이 자신의 몸에서 제일 먼저 흥미를 갖는 부위는 어디일까요? 아이를 잘 관찰해본 부모라면 열의 일곱여덟은 “배꼽”이라고 답할 겁니다. 걸음마를 할 때쯤이면 조용히 서서 제 배꼽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거나 슬쩍슬쩍 속옷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배꼽을 만지작거리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인 꼬마, 아침에 일어나보니 글쎄 그 소중한 배꼽이 없어지지 않았겠어요? 어젯밤 잠들 때까지만 해도 분명히 있었는데…. 꼬마는 배꼽을 찾으러 밀림으로 떠납니다. 암만해도 동물 친구들이 가져간 것 같았나봐요.

맨 처음 만난 건 기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기린의 배꼽을 보았지만 자기 것과는 다르게 생겼어요. 그 다음에 만난 고릴라. 멋진 배꼽이었지만 역시 꼬마의 배꼽은 아니었어요. “이건 우리 엄마가 주신 거야.” 고릴라가 으스대며 말했죠. 물론 꼬마의 배꼽도 엄마가 주신 거죠.

꼬마는 잠자는 사자에게도 다가갔어요. 머리빗으로 긴 털을 빗기며 배꼽을 찾는데 이크, 사자가 깨고 말았군요. “네 배꼽을 왜 빌려? 이렇게 멋진 내 배꼽이 있는데.” 사자의 대답에 꼬마는 용기를 내서 물어봤어요. “동물들은 다 배꼽이 있어요?”

밀림의 왕 사자가 “배꼽있는 동물들은 모두 말해 봐!”라고 소리치자 제일 먼저 코끼리가 커다란 배꼽을 보여주었고 그 다음엔 생쥐가 조그만 배꼽을 그 다음엔 멧돼지가 사마귀같이 생긴 배꼽을 보여주었어요. 얼룩말 배꼽에는 줄무늬가 있고 하마 배꼽은 물장난하느라 온통 진흙투성이군요.

아, 배꼽 구경은 잘 했는데 도대체 꼬마의 배꼽은 어디로 간 거죠? 그때 늪속에 잠자코 엎드려 있는 악어. “악어는 배꼽이 없니?” 꼬마가 묻자 악어는 씨익 웃으면서 대답했어요. “악어들도 배꼽이 있지.” 그런데 어쩐지 수상하죠?

“어디? 네 배꼽 좀 보자!” 할 수 없다는 듯이 몸을 뒤집는 악어. 아 그런데, 악어 아랫배에 분홍빛이 나는 작고 둥근 배꼽은…. 찾았어요, 꼬마 배꼽을 악어가 가져갔었군요.

엄마 아빠는 말해주세요. 왜 악어에게는 엄마가 주신 배꼽이 없는거죠? 왜 바닷속에 사는 고래에게는 배꼽이 있는데 악어에게는 없고, 악어의 동생같은 도룡뇽에게도 없는 거예요? 시인 이상희 옮김. 4∼7세용. 6500원.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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