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악바리'이천수 "부상잊고 다시 뛴다"

  • 입력 2000년 7월 13일 18시 10분


28일 한중전,9월 시드니올림픽,10월 아시안컵….

청소년,올림픽,국가대표팀을 넘나들며 맹활약을 하고 있는 밀레니엄 축구스타 이천수(19·고려대)의 갈길이 바쁘다.웬만한 부상에 앓는 소리를 하는 성격도 아니지만 주저앉을수도 없다.10개월새 4번이나 탈골된 오른쪽 어깨 부상도 그의 지독한 근성 앞에 숨을 죽였다.

목표는 2002월드컵 한국 16강 진출 주역.한중전을 앞두고 23일 소집되는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인천 만수동 집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개인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어깨 부상은 다 나았나.

"10일까지 나흘간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어깨뼈와 인대가 다소 손상돼 완치하려면 수술을 받고 최하 6개월은 쉬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비장도 부어있다.그러나 당장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닌만큼 최대한 국제 경기에 많이 출전해 경험을 쌓으려고 한다."

-욕심이 지나친게 아닌가.

"인정한다.사실 연달아 부상한 것도 연습경기에서조차 골 욕심이 지나쳐 상대 수비수의 집중 견제를 받았기 때문이다.원래 성격이 골찬스를 놓쳤을 때 밤잠을 설칠 정도로 분을 못이긴다.그러나 욕심은 때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내 경우가 그렇다."

이천수는 대표팀 내에서 골과 연습에 관한한 욕심쟁이 로 통한다.프리킥 찬스때 감독의 눈빛을 살피며 볼을 향해 제일 먼저 달려가는 선수가 바로 그다.지난달 유로 2000 견학때도 매경기 세계적인 스타들의 플레이를 꼼꼼히 메모해 뒀다가 다음날 오전 연습경기때 곧바로 응용,동료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러다 더 큰 부상이라도 하면…

"개인적으로 2002 월드컵을 대비해 내년엔 해외로 진출하고 싶다.골 감각이 물이 올랐을 때 국내외에서 확실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어깨는 내년에 치료해도 괜찮다는 판단이다."

-대표팀내에 성격면에서 만만찮은 맞수 가 있다던데….

"지난달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LG컵 이란 4개국 초청대회 이집트전 때였다.프리킥 찬스때 내가 슈팅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박)강조(20·성남 일화)형이 볼을 지나가기로 한 약속과 달리 갑자기 자신이 차넣어 결승골을 기록했다.나중에 허감독이 천수가 차기로 한게 아니냐고 물었다.강조형의 다음 대답이 걸작이었다. 내가 못넣을 것 같아 그랬다는 것이다. 골욕심만은 높이 살만했다."

-자신의 장단점은.

"볼 낙하 지점을 정확히 찾아가 찬스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드리블과 슈팅에도 자신이 있다.체격이 작아 몸싸움이 약한게 흠이라면 흠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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