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합천, 경북성주와 가야산 최고봉 입씨름

  • 입력 2000년 7월 10일 00시 27분


풍광이 빼어나 예로부터 ‘조선팔경’의 하나로 꼽혀온 가야산(伽倻山)의 최고봉을 둘러싸고 경남 합천군과 경북 성주군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국립공원 가야산의 주봉이 해발 1430m인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상왕봉(일명 우두봉)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성주군이 “가야산의 최고봉은 상왕봉이 아니라 우리 지역에 있는 칠불봉”이라고 주장하면서부터.

성주군은 상왕봉과 직선거리로 250m 떨어진 칠불봉에 대해 자체 측량을 실시한 뒤 다시 국립지리원에 공식적으로 실측을 의뢰, 지난달 상왕봉보다 3m가 더 높다는 통보를 받고 정상에다 표지석을 설치했다.

성주군은 “앞으로 각종 안내책자와 지도에 가야산의 주봉이 상왕봉이 아닌 칠불봉이며 해발도 1433m라는 사실이 등재되도록 하고 인터넷 등 홍보수단을 동원해 ‘가야산 바로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합천군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높이에 연연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한다는 방침.

합천군 관계자는 “가야산이 유명한 것은 산세의 수려함도 있지만 해인사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 때문”이라며 “성주군과 시비를 벌일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체면적이 60.56㎢인 가야산은 경남 합천군과 거창군, 경북 성주군과 고령군에 걸쳐 있으며 7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합천〓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