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금리 속락으로 유동성 장세 기대감 확산

  • 입력 2000년 7월 7일 17시 24분


유동성 장세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주초에는 은행권 파업이 예고되어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 증시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저금리에 바탕한 유동성 장세 기대감으로 주가가 120일선을 넘어선데 이어 전고점인 845선 돌파를 강력히 시도하는 모습이다. 다만 주가가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증시로의 신규자금 유입이 현실화되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금리 하락에 따른 유동성 장세 기대감

7일 증시에서는 현대그룹 계열종목들이 오랜만에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그룹 계열사의 주가 상승 원인은 최근 자금 경색을 겪었던 중견기업들의 사정 호전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7%로 하락하고 회사채 유통수익률도 연 9%대초반에서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융 부담이 줄어들어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신 신긍호 펀드매니저는 "수익률 갭 모형을 통해 분석해보면 회사채 금리가 연 10%에 육박하면 주가지수는 830∼850선이 저항선이고 연 9%대 초반이면 950포인트까지의 상승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동안 장을 짓누르던 두가지 악재였던 부도 위험과 수급 불안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선취매 성격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7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한때 850선을 넘어서기도 했고 결국 전날보다 4.11포인트 오른 841.74로 마감됐다.

문제는 아직까지 증시가 실질적인 신규자금 유입보다는 이에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투신권에 7월들어 4조원이상의 자금이 들어왔다지만 이는 6월말 반기 결산을 앞두고 은행등이 BIS비율을 맞추기위해 빼내갔던 자금을 재유치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 고객예탁금은 아직도 10조원안팎에 머물러 있다.

투신사들은 비과세 상품이 판매되면 유동자금을 상당규모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아직은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투신권의 간접상품이나 증시로 돈이 들어오기 전에는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SK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아직 기관의 매수 여력이 확충됐지 않았기 때문에 870정도에서 다시 매물 벽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도 "최근 증시 흐름은 지난 98년3/4분기이후 유동성 장세때와 비슷하지만 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시중 자금이 선순환을 시작했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기대감에 의존하는 장세이기 때문에 지수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섬머랠리 주도할까

외국인들은 7일 거래소에서 3,000억원이상을 순매수했다. 한국전력,현대전자,삼성전자,국민·신한은행등을 집중 매수했다. 전날에는 소폭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최근들어 하루에 1,000억원이상을 꾸준히 매수하다 이날 매수규모가 급증한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증가는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규모가 5월이후에도 크게 늘어난데다 투자 지침 역할을 하는 미 뉴욕증시에 별로 악재가 없기 때문.

한화증권 윤형호 리서치팀장은 "미국의 경우 오는8월22일 FRB가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가장 큰 지표가 될 오는 27일의 고용비용지수 발표때까지는 별다른 재료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금리수준이 떨어지고 시중 자금 순환이 원활해질 경우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에 투자됐던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주와 함께 은행주를 대규모 매수하는 것은 유동성 장세에 대비한 선취매라는 분석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발빠른 순환매

최근에는 순환매가 너무 빨리 진행돼 개인투자자들은 따라가기가 힘든 상태이다.7일 증시의 순환매 타겟은 건설주였다. 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LG건설등이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건설주가 일제히 올랐다.

특히 최근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저가 대형주와 은행·증권등 대중주가 주된 매수 종목이 되고 있다.

한화증권 윤팀장은 최근에 오른 종목을 보면 지난 1년전부터 주가가 크게 빠져 PER(주가수익비율)가 2∼3배에 불과한 종목들이 많다며 가격 메리트가 있는 종목들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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