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새영화/크로우 완결편]부활한 사형수의 복수극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38분


진화를 하든, 퇴행을 하든 반복을 뛰어넘는 변주가 있어야만 ‘시리즈 영화’가 성립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로우’는 좀 이상한 시리즈다. 이소룡의 아들 브랜든 리의 유작으로 유명해진 1편(1994년)과 뱅상 페레가 주연한 2편(1996년), 그리고 8일 개봉될 3편 격인 ‘크로우 완결편-구원의 손길’(The crow:salvation)에 이르기까지 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이야기 구조는 동일하다.

출연진과 배경이 약간씩 다를 뿐 무고한 죽음과 부활, 복수와 응징을 다룬 주제, 인물의 성격은 계속 반복된다. ‘크로우 완결편’에서도 연인인 로렌(조디 린 오카페)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 집행을 당한 알렉스(에릭 마비우스)는 신비한 까마귀의 인도를 받아 부활한뒤 분노에 가득 찬 복수의 화신이 된다.

어둡고 음산한 화면, 빠른 비트의 음악과 자극적인 폭력장면도 1,2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임스 오바르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시리즈는 열광적 지지자들을 거느리며 컬트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크로우 완결편’은 ‘변주 없는 반복’이 얼마나 식상한 것인지를 새삼 확인시켜준다. 에릭 마비우스는 1편의 주연인 브랜든 리 만큼의 음울한 카리스마가 없지만 그런대로 무난하게 연기했다. 감독 배럿 낼러리. 18세이상 관람가.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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