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새롬-다음은 벤처 아닌 일반기업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01분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코스닥내 벤처기업의 ‘얼굴’들이 하루 아침에 일반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들을 포함한 19개 벤처기업의 시장 소속부가 1일 일반기업부로 바뀐 것.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투자자들은 신문 주식시세표에서 자신의 보유종목을 찾느라 애를 먹었고 코스닥 벤처기업들의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르내렸는 지를 나타내는 벤처지수도 대표성이 크게 훼손됐다.

▽왜 바뀌었나〓벤처캐피털 투자, 연구개발 투자, 신기술 개발, 벤처평가 우수 등 벤처기업 요건을 더 이상 충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 벤처기업 지정 유효기간은 2년. 따라서 벤처기업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면 미리 재지정 신청을 해야 한다.

19개사 중 프로칩스 인성정보 등 12개사는 벤처캐피털 투자기업. 벤처캐피털이 투자했다는 이유로 벤처기업 지정을 받으려면 이들의 투자총액이 자본금의 10% 이상이어야 하는데 벤처캐피털은 기업등록 후 대부분 주식을 팔아치웠다.

새롬기술은 회사의 외형이 커져 대기업이 되는 바람에 더 이상 벤처기업이 될 수 없는 케이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나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는라 뒤늦게 벤처기업 재지정을 신청, 이르면 8월부터 다시 벤처기업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전망이다.

▽해당기업들의 득실〓벤처기업은 조세 및 금융지원, 보증상 우대, 코스닥 등록요건 완화 등 각종 혜택이 보장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설립단계 또는 설립 후 2년이내 기업에 한정돼 사실상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기업 실무자들의 설명.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실질적인 혜택이 없는데 굳이 벤처기업으로 남아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1일 중소기업청에 재지정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투자자 혼란〓정작 문제는 투자자들의 혼란. 코스닥증권시장은 이번 소속부변경과 관련, 아무런 예고도 하지 않았다.

코스닥증권시장 윤권택 공시팀장은 “소속부 변경에 관한 시장조치를 예고할 경우 기업 및 투자자들에 미칠 영향을 따져봤지만 미리 알릴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벤처기업인지 여부도 분명히 투자판단의 한 요소이니 만큼 주주를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사전에 공시하는 것이 옳다”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 의견.

코스닥 벤처지수를 산출하는 데도 3일부터 이들 19개기업이 제외됐다. 기준지수(98년 1월3일)를 수정함으로써 연속성은 유지했지만, 벤처지수의 대표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중소기업청의 벤처지정을 받은 업체들만으로 구성되는 벤처지수를 대신할 새로운 지수를 개발, 투자자들의 혼란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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