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G세대]퇴임후 더 바빠진 신광순박사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27분


서울대 명예교수 신광순박사(68)는 바빠야 젊어진다고 믿는다. 젊은날 15년동안 보사부 공무원 생활을 하고 또 다시 20여년동안 교수생활을 한 것처럼 정년퇴임한 뒤에도 몇십년 동안 다른일을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 그의 일은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기술자문관. 무급 자문관으로, 각종 사회교육단체의 강사로, 한국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연구회 회장으로 분주하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선 이미 도입돼 있는 HACCP를 한국음식환경에 맞춰 새로이 설정하는게 지금 최대 관심사. 그래서 “은퇴가 아니라 재취업했다”고 신박사는 말한다.

“젊을 때는 나중에 돈벌어서 60대가 넘어가면 세계일주나 하겠다고 큰 소리치죠. 그러나 정작 60대 넘어가니까 다들 병 때문에 고생하는걸 봅니다.”

신박사는 40대부터 건강과 운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덕분에 근력은 현역시절보다 더 왕성한 편.

“노인성 치매도 만사가 여유있고 편한사람들한테 온다고 하잖아요. 이일 저일 하며 머리쓸일이 많으니까 뇌활동에도 적잖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틈날때마다 북한산이나 관악산을 다니며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는 것이 ‘취미활동’. ‘필부불가탈지(匹夫不可奪志·어진 백성의 뜻을 뺏을 순없다)’라는 집안 대대로의 가호처럼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고 후학들을 위한 사회봉사활동을 계속하는 것, 그리고 고향땅 황해도를 밟아 북한 학자들과 공동으로 식품연구를 해 보는 것이 그의 인생목표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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