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고대출신 벤처 사업가 연대에 주식기증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57분


고려대를 졸업한 벤처 사업가가 모교와 모교의 라이벌인 연세대에 똑같이 주식을 기증해 화제다.

생명공학 및 고기능성 신소재 벤처기업인 ㈜벤트리 이행우(李^雨·43)대표는 20일 고려대와 연세대에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5만주씩을 기부했다. 이대표는 앞으로 설립될 간경화치료 의료법인과 연구재단에 5만주를 추가로 기부해 모두 15만주(시가 123억원)를 사회에 환원할 계획.

고려대 화학과 76학번으로 95년부터 97년까지 고려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했던 이대표가 연세대에도 주식을 기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이대표는 “내 재산을 학연을 따지지 않고 이 사회 모두의 것으로 환원해 참된 교육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면서 “벤트리에 연세대 출신 연구원들도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은 서로 돕고 사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대표는 “신물질을 만들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무상증자 등으로 주식 가치를 높이기 전에 기증했다”고 말했다.

벤트리의 발행 주식 수는 118만주이며 이 가운데 21만주(17.80%)를 갖고 있는 이대표는 이번 기증으로 보유 주식수가 6만주(5.08%)로 크게 줄게 된다.이대표는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해외 법인도 있어 충분히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고려대와 연세대도 기증 받은 주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며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97년 8월 설립돼 코스닥에 상장된 ㈜벤트리의 주식은 한때 33만원대에 거래됐으며 현재 8만2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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