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맛집]'허수아비' 부드러운 생고기 돈까스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1분


‘테마가 있는 맛집’을 쓰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환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였다. “치과의사가 요리와 무슨 상관이야?”“매일 먹으러만 다니니 치과에는 있을까?”할 것 같았다.

나는 치과의사가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서비스를 받아본 사람만이 최고의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점에 가서 최고의 미각서비스를 받는 일은 환자들이 아파하다가 “이제는 편안해요”할 때만큼 기쁜 일이다.

오늘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은 중학생 혜련이가 “엄마와 함께 가볼 만한 데가 없어요?” 묻는다. N세대가 좋아하는 돈까스를 잘하는 곳으로 아주 연한 돼지고기를 바삭바삭 튀겨내는 집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앞에 있다. 이름은 ‘허수아비’.

돈까스는 역시 고기가 생명이다. 이곳에선 얼리지 않은 생육을 받아서 직접 숙성시켜 조리한다. 이 고기를 밀가루와 계란, 빵가루의 순으로 입혀서 튀겨낸다. 튀김옷이 분리되지 않도록 튀기는 온도와 기름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기름은 라드와 콩기름을 맞춰 쓰는데 자주 바꿔주는 것이 이집의 비법이다. ‘10년후에 오셔도 오늘과 똑같은 맛’이라고 슬로건을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이집의 또하나의 특징은 돈까스 소스다. 과일을 넣어서 향긋하고 볶은 참깨를 갈아넣어서 고소하며 과당과 식초의 새콤하고 달콤한 맛이 난다. 소스에 겨자를 섞으면 더욱 맛있다.

안심으로 만든 히레까스(5000원)는 연하게 씹히는 맛이 내가 지금 고기를 먹고 있다는 걸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해준다. 등심인 로스까스(5000원)는 씹히는 맛이 있다. 젊은 세대를 위한 치즈와 야채를 고기안에 넣어서 튀겨낸 코돈브로(8000원)도 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주차는 근처의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02-582-1187. 경기 분당 서현역사 앞에도 같은 집(0342-708-2888)이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