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추천 새책]'인재들이 떠나는 회사…'

  • 입력 2000년 6월 14일 16시 20분


▼'인재들이 떠나는 회사,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 버벌리 케이·조댄 에반스 지음/박종안 옮김/푸른솔 펴냄/250쪽 1만원 ▼

"4년전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저는 우리의 기업이념과 경영 원칙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곳에서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제 그 환상은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이곳을 떠나려 합니다. 우리 모두는 최근의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중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저의 힘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근무하는 겁니다. 안타깝지만 이곳에서는 어떤 변화의 조짐도 없더군요."

이 책에 나오는 한 미국인의 사직서의 일부다. 어디 미국 뿐인가. 우리 주변에도 '평생직장'의 신화가 깨지고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왜들 그러는 것일까. '사랑하지 않으면 모두를 잃는다'는 책의 원제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최근 2년간 미국에서 회사를 떠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왜 떠났는지'를, 떠나지 않은 사람들 대상으로는 '왜 남아있는지'를 분석해 유능한 인재를 보유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 책이다. 부제는 '리더들이 꼭 실천해야 할 26가지 인재관리 지침서' .

'각자의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하라', '기존의 규정에 의문을 제기하라', '재량권을 부여하라',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하라', '한을 위임하라'등 모두 26개의 항목으로 구성돼있다.

다 아는 원칙적인 이야기같지만 세세한 실천 방안은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이 책의 기조는 인재경영이다. 인재를 놓치면 유능한 관리자 경영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우선, 인재손실에 따른 비용. 요직에 있던 직원이 떠났을 때, 새로운 사람을 구하는데 드는 비용(후임자의 연봉 제외)은 전임자 연봉의 70∼200% 선이다. 물론 더 큰 손해는 직원들의 동요와 사기 저하다.

정보 공유 편. 정보는 힘의 원천이며 정보의 공유는 안정적인 시기보다는 극적인 변화의 시기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고위 관리자들이 정보를 독점하거나 중간 관리자들이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정보를 사장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특히 직접 대화를 해서 정보를 공유할 것, 아래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보가 왜곡되지 않는지 유의할 것을 강조한다.

또한 기존의 보상 관행을 타파하라고 한다. 직원들이 당연하게 기대하고 있는 것은 더이상 보상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예를 들어, 차량지원 금융서비스 의료지원계획 등은 당연한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특별한 보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따라서 최대한 직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구조조정의 회오리에서 살아 남은 직원들에게 "장이 있다는 걸 감사해야지"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삼가라고 충고한다. 불신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책의 원제처럼, '랑하지 않으면 모두를 잃는다'

이광표<동아일보 문화부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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