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金浦가 '금포'라더니 너무하네"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28분


“이럴 줄 몰랐어요. 병원도 없고 길은 막히고 비행기 소음까지….” 개발 붐이 일고 있는 김포로 이주한 주민들이 생활기반시설 미비로 극심한 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의료시설. 야간에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응급의료시설은 종합병원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120병상의 J병원 한 곳뿐. 이 때문에 중환자가 발생하면 30분 걸리는 서울 영등포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다.

김포시 보건소 관계자는 “2년 뒤 완공을 목표로 종합병원 건축허가가 한 곳 나 있지만 아직 착공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주민 수는 지난해 5월 사우지구(5000가구) 북변지구(3000가구)의 입주가 시작된 이래 매달 1000여명씩 늘어나 5월까지 15만2000명을 넘어섰다.

시내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로 확포장 공사도 주민 불만의 표적이 되고 있다. 현재 김포시가 벌이고 있는 도로 확포장 및 개설 공사구간은 모두 24개. 그러나 이 중 올해 안에 마무리될 예정인 것은 7개 노선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김포를 잇는 48번 국도 중 김포시 구간인 고촌면 전호리∼향촌면 누산리 18㎞구간(현재 왕복 4차로)은 2004년에야 8차로로 확장될 예정이다. 뒤늦은 도로공사 때문에 주민들은 4년 동안 더 고생해야 할 형편이다.

또한 풍무동 불로동 감정동 사우동 주민들은 “비행기 소리에 잠도 못 잔다”고 입을 모은다. 이 일대는 김포공항으로 접근하는 항공기들의 소음이 밤 10시까지 그치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 수 부족도 빼놓지 않는다. 주부 김모씨(41·김포시 사우동)는 “인문계 고교가 모자라 중학교 때부터 극심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중3인 아들을 볼 때마다 김포로 이사온 게 미안할 뿐”이라고 말한다.

김포시에는 현재 8개 학교에 5200명의 중학생이 있지만 인문계 고교는 단 2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중3 때 성적이 조금만 처져도 김포의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1시간 이상 걸리는 인천 부천 등지의 학교에 배정되어야 할 처지다. 김포시 관계자는 “급속히 인구가 늘어나다 보니 부분적으로 불편사항이 표출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불편을 해소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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