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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0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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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에서 어떤 성과가 나타나느냐에 따라 증시가 다시한번 방향성을 찾을 전망이다. 최근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일각에서는 증시에 호재가 될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만남에 의미를 두는 식으로 끝나면 그동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면밑에 들어갔던 악재들이 다시 돌출하는 상황도 연출될 수 있다.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너무 공격적이다. 지난달 31일부터 9일까지 연속 7일(거래일 기준) 순매수세를 보이며 사들인 규모가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지난8일 4900억원가까이 순매수한 후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이 매수세가 꺽일 것으로 봤으나 외국인들은 9일에도 2700억원이상을 순매수했다. 매수 종목도 삼성전자, 현대전자등 반도체주 일변도에서 한국전력, 포항제철등 대형주 전체로 확대됐다.
한국투신 신긍호 펀드매니저는 "외국인들이 'Buy 반도체'에서 'Buy 코리아'로 바뀌고 있다고 표현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확대 이유에 대한 해석도 달라지고 있다. 초기에는 미국등의 글로벌 테크펀드에 신규 자금 유입이 늘어 한국에서도 전자·정보통신 종목의 편입 비중을 맞추기위해 삼성전자등 IT관련 종목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어지고 매수 종목도 늘어나면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등 한국 증시를 한단계 레벨업시킬 수 있는 내부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증시에서 나오는 남북정상회담의 호재 재료는 불가침협정 체결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등 국제기구의 자금 지원을 통한 북한과의 경제협력 대폭 확대등.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는12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국가 위험도를 크게 떨어뜨릴수 있는 호재가 발표되고 이를 계기로 무디스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세는 이에따른 선취매 성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투신사의 매수 여력도 개선될 전망
외국인들이 이달들어 2조원이상을 사들이는 동안 투신사들은 1조23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고객들의 환매 요구는 줄었지만 투신사들은 800선을 단기 고점으로 보고 열심히 매도에 나섰는데 지수가 6일 연속 상승 끝에 8일 하루 조정을 거친후 9일에 36포인트나 오르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에따라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투입하기로 한 공적자금 4조9000억원중 잔여분인 3조원이 10일 투입되면 투신권도 매도 규모를 줄이고 매수 우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화증권은 "최근 상승장에서 기관은 대형 우량주를 계속 매도했는데 이를 외국인이 소화했다"며 "투신권도 10일 공적자금 투입으로 자금 흐름에 여유가 생겨 대형 우량주의 매도 요인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상회담 결과가 최대 변수
증시 흐름은 긍정적이지만 이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에 주로 기인한 것이 사실. SK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강세장이 지속돼 투신권의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되고 현대그룹도 남북 경협의 수혜군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가장 소망스런 낙관 시나리오이다.
반면 남북 정상회담이 만난다는 의미외에 구체적인 성과 없이 마무리될 경우 증시에는 그동안 수면밑으로 들어간 악재 요인들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대우증권은 금융구조조정이 아직 완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은행·투신사의 부실 자산 실사 결과나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채권 자금시장등이 거의 마비된게 현실인 상황에서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 증시가 긴 조정에 들어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남북 정상회담 결과가 다음주는 물론 향후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핵심 대형주에 관심 가져야
주식시장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주도로 움직일 전망이므로 반도체 관련주등 핵심 우량주가 시장의 주도주 역할을 하면서 대형 블루칩, 우량은행주등 외국인 선호주가 주도군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저가 은행주, 건설주등 개인이 선호하는 트로이카주는 상승 탄력을 잃고 대신 시가총액 상위종목, 우량 은행주등이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나스닥 시장의 동향에 크게 연관되어있는 정보통신 관련주들도 탄력적인 주가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코스닥 시장은 대형 선도주가 상승에 한계를 느끼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미국 나스닥시장과 동조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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