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시대]헌정사상 첫 이달말 개최

  • 입력 2000년 6월 9일 19시 29분


‘인사 청문회 시대’가 열렸다.

여야가 8일 인사청문회 골격에 합의함으로써 헌정 사상 처음으로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가능하게 됐다.

▼헌법재판관-대법관도 대상▼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서리를 비롯해 올 여름 교체되는 신임 헌법재판관과 대법관 등 국회의 임명동의를 거쳐야 하는 고위공직자들은 이제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도덩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인사청문회가 대통령의 권력남용 방지는 물론 향후 공직임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려대 함성득(咸成得)교수는 “비록 당하는 입장에선 힘겹겠지만 일단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치게 되면 임명권자로부터 독립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인사청문회가 당사자들에게는 ‘위기’이자 ‘기회’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총리서리에 대한 청문회는 법 제정에 앞서 정치적인 합의로 먼저 치러지게 됐다.

이로 인해 자민련측에선 “선거법도 없이 선거를 치르자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으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야가 남북 정상회담 직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서리 꼬리’를 떼어주는 것이 소망스럽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이총리서리를 대상으로 한 ‘제1호 청문회’는 1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 말쯤 열릴 전망이다.

▼한나라 자료수집 들어가▼

여야는 벌써부터 이에 대한 준비로 바쁘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총리서리에 대한 재산상태와 과거 행적, 발언은 물론 판사시절의 판결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자료수집에 들어갔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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