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토종' 이병규-'용병' 프랑코 타율 전쟁

  • 입력 2000년 6월 8일 19시 43분


'용병 대 토종.' 프로야구 수위타자를 향한 자존심 싸움이 흥미롭다.

7일 프로야구 광주 경기에서 삼성 프랑코는 해태를 맞아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비록 해태 홍현우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아 팀은 패했지만, 프랑코는 이날의 안타 3개로 타격 수위에 복귀했다. 7일 현재 타율 0.358. 그러나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2위 LG 이병규의 타율이 0.355로 프랑코와는 불과 3리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상황. 이미 최근 뒤집힌 경험도 있다. 3일까지 0.349의 타율로 타격 선두였던 프랑코는 4일 0.357의 타율을 기록한 이병규에게 추월당했다.

프랑코는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에 데뷔할 때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용병. 메이저리그 16년 통산 타율 0.301, 91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MVP, 91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등 '대단한 경력'을 가진데다 당장 지난해 멕시칸 리그에서 4할이 넘는 타율(0.423)로 타격왕을 차지해 나이(39세)답지 않은 건재를 과시한 선수였기 때문. 프랑코는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부진해 삼성 코칭스태프가 우려하기도 했지만, 투수들에 대한 적응을 마친 4월 중순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7경기째부터는 침묵을 지키던 홈런포도 가동해 현재 홈런 10개. 삼성 코칭 스태프의 우려는 곧바로 다른 팀 코칭 스태프의 우려로 변했다.

프랑코의 맹활약은 '토종 타자'들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최초의 외국인 타격왕을 노리는 프랑코와 이를 저지하려는 국내 타자들의 싸움에서 이병규는 '토종'의 첨병을 자처했다. 이병규는 날이 더워지면서 타격 감각이 좋아지기 시작해 6월 들어 0.565(23타수13안타)의 높은 타율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최다 안타 보유자(192개)답게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78개로 선두. 몸 상태에 있어서는 프랑코에 못지 않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엎치락뒤치락' 수위타자 싸움을 이어가는 두 선수의 활약이 연일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