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일산 첫 관문 장항IC인근 장례예식장 논란

  • 입력 2000년 6월 7일 19시 02분


고양시 일산 신도시에 들어설 장례예식장을 둘러싸고 주민들의 집단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장례예식장은 별도의 화장(火葬)시설 없이 순수하게 장례행사만 치르기 위한 의료시설. 그러나 장례예식장이 신도시 주민들에게 비치는 부정적 이미지와 맞물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장례예식장 건설부지는 자유로에서 일산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장항 IC입구(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540의 1)에서 신도시 방향으로 400m 들어간 곳. 대지 2250㎡ 에 7개의 빈소를 갖춘 지상1층 건물로 현재 마무리 공사를 마친 뒤 다음달 중 오픈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우선 일산의 첫 관문에 장례예식장이 들어서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 신도시의 ‘새로운’ 이미지를 해칠 우려가 높다는 것. 그러잖아도 출퇴근 때만 되면 교통체증으로 짜증스러운 곳에 교통유발요인이 많은 장례예식장마저 들어설 경우 교통혼잡을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특히 신도시 내 기존 병원의 영안실(빈소 26개)로도 고양시내 하루 평균 사망자 수(4명)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데 굳이 별도의 장례예식장을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설득력 있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부 송모씨(45·고양시 일산구 주엽2동)는 “하필 도시 입구에 그런 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미 통장협의회를 통해 장례예식장 설치 반대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주민들의 거센 반대여론을 의식한 고양시는 지난해 4월 장례업자 윤우상(尹佑相·54)씨가 장례식장 건물을 짓기 위해 낸 농지전용 용도변경 신청을 반려했지만 행정소송에서 패소, 어쩔 수 없이 지난달 건축허가를 내줬다.

건물주인 윤씨는 “병원 영안실 대신 전문적이고 고급화된 장례식장을 사용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인데다 비용도 병원보다 30% 저렴하다”며 “실제로 아파트 단지와는 다소 떨어져 있어 ‘혐오시설’로 오해받을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제 남은 절차는 건물 준공검사를 마무리하고 예식실 빈소 냉동실 화장실을 갖춘 뒤 장례식장으로 신고하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앞으로 확산될 주민들의 반발과 행정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일산=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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