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소식]'덕이'주연 신지수 "체력 하나로 연기"

  • 입력 2000년 6월 2일 10시 47분


"비맞느라 춥고 소리지르느라 목 아프고 뛰어다니느라 발이 너무 아퍼유. 제가 아무리 ‘무쇠’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너무 하시는 것 아닌가유.”

한동안 우열을 가르기 힘들던 방송3사의 주말드라마 판도를 서서히 SBS 중심으로 바꿔놓은 ‘덕이’의 주인공 ‘귀덕’ 역의 신지수(15·서울 석촌중 3년)는 체격이 작다. 극중 언니 ‘귀진’으로 나오는 이정윤(11·등촌초등 6년)이 실제로 4살이나 아래일 정도. 반에서도 키가 제일 작단다. 하지만 제작진들로부터 ‘무쇠’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강단이 있다.

극중에서 빗줄기를 맞는 장면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뼈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감기 한번 걸리지 않았고 ‘심봤다’는 고함부터 판소리까지 쉴 새 없이 목청을 울려야하지만 목 한번 쉬지 않았다. 오죽하면 작가와 PD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말에 “그만 소리 지르고 그만 뛰게 해달라”는 푸념을 내뱉으면서도 “체력 하나로 연기해요”라고 너스레를 떨까.

4월22일 첫 방송 시청율이 17.5%에 머물렀던 ‘덕이’의 시청율은 최근 27.5%까지 줄곧 상승곡선을 그리며 KBS의 ‘꼭지’와 MBC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10% 가까이 앞서고 있다.

그 비결은 지난해 ‘국희’ 이후 방송가에 새롭게 불기 시작한 ‘콩쥐팥쥐식’ 구성에 어렸웠던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시대극을 적절히 접목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 하지만 언니의 질투와 어른들의 해코지 속에서도 꿋꿋함과 어른다운 넉넉함을 잃지않는 ‘귀덕이의 힘’도 단단이 한몫 하고 있다.

“정윤이와 손잡고 길을 가다보면 어른들이 저희 손을 떼놓고 ‘그렇게 당하고 살면서 뭐 좋다고 손을 잡고 다니느냐’고 마구 야단을 쳐요. 음식점에서는 고생한다고 갈비를 무료로 주시기도 하구요.”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을 통과한 신지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CF모델로 출발했지만 연기는 지난해 ‘왕과 비’에서 성종비역 이후 이번이 두번째. 어느 새 극중 충청도 사투리가 일상적 말투에까지 밴 신양의 소원은 제작진과 노래방 한번 가는 것. 3개월 배운 창솜씨가 형편없다고 눈물을 빼논 장형일 PD에게 애창곡인 엄정화의 ‘하늘만 허락한 사랑’을 들려주기 위해서란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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