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자株 "적극 매수를" 통신株엔 "글쎄…"

  • 입력 2000년 5월 31일 20시 00분


LG전자가 LG정보통신과의 합병을 검토중이라고 공시함에 따라 양사간 합병이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이에따라 LG그룹은 올해말로 예정된 IMT-2000 서비스 사업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전문가들은 합병으로 LG전자는 큰 수혜를 입지만 LG정보통신은 정보통신업체로서의 고유영역을 잃게 돼 주가상승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왜 합병하나〓LG전자는 IMF 이후 구조조정과정에서 대규모 흑자전환이 예상됐던 LCD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컴퓨터 부문도 미국 IBM과의 합작법인 설립 형식으로 분리했다.

이는 디지털TV 제조부문으로 특화하려는 포석이 깔려있었던 것. 하지만 디지털TV시장 형성이 늦어지고 LG그룹 모기업으로서 그룹내 위상이 떨어짐에 따라 합병필요성이 제기됐다.

LG정보통신도 정부의 단말기보조금 폐지로 내수시장 규모가 올해 1100만대, 내년 800만대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외시장 공략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

그러나 해외지사가 6개에 불과할 정도로 영업력이 취약해 30개 해외지사와 29개 해외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LG 전자 영업망을 활용해야 할 입장.

실제로 1월부터 LG전자가 LG정보통신의 내수용 단말기를 판매하기 시작해 시장점유율이 작년말 20%에서 올 1.4분기에는 30%로 늘어난 것에서 알 수 있듯 LG전자의 영업망은 탁월하다.

증권업계는 구본무 회장 등 LG그룹 대주주가 LG정보통신을 흡수합병해 LG정보통신이 대주주인 데이콤과 LG텔레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하고 있다.

▽엇갈리는 투자의견〓증권사들은 합병과 관련 LG전자는 매수(Buy), LG정보통신은 보류(Hold)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ING베어링은 LG전자가 전통적인 가전제품 제조업체에서 매력적인 디지털정보통신 기업으로 변모하고 합병이 수익성 개선 및 영업조직 강화효과를 가져온다며 ‘적극 매수(Strong Buy)’ 추천을 냈다.

반면 LG정보통신은 소액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을 재료로 단기적인 주가상승은 가능하지만 유망한 정보통신기업의 위치를 잃게 될 것이라며 ‘중립(Neutral)’의견을 유지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강록희 연구원도 “합병으로 LG전자의 순이익률이 2.3%에서 2.8%로 상승하는 효과가 있고 향후 영업구조의 시너지효과를 감안할 때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강 연구원은 또 “LG정보통신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은 7만7685원(30일 종가 기준)이기 때문에 주가가 이 가격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영·이철용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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