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로열 세익스피어 컴퍼니 '말괄량이…'

  • 입력 2000년 5월 31일 19시 19분


셰익스피어와 영국의 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oyal Shakespear Company).

120년 전통의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말괄량이…’는 연출자 린지 포스너가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초연한 작품. 무대장치를 간소화한 대신 배우들의 움직임에 포커스를 맞춘 게 특징이다.

92년 ‘Death Of The Maiden’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포스너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인터넷과 비디오 이미지,극중 극 형태로 설정된 영화 장면 등 현대적인 감각을 덧칠했다.

영화 ‘트레인스포팅’과 연극 TV 무대에서 중견연기자로 활동 중인 스튜어트 맥콰리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슬라이와 17세기의 페트루치오, 1인2역을 맡았다. ‘헨리 5세’ ‘한여름밤의 꿈’ 등에서 주연한 모니카 돌란이 매력적이지만 깐깐한 캐서린으로 출연한다. 당시 출연진이 그대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 세트와 소품 등도 선박과 항공편으로 들여와 바비칸 센터 공연의 ‘맛’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RSC로 줄여 부르는 이 극단 자체가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또 하나의 전설이다. 이름 속에 셰익스피어를 품고 있을 뿐 아니라 ‘그’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라트포드의 페스티벌과 셰익스피어 메모리얼 극장의 개관을 계기로 탄생된 이 극단은 1925년 왕실로부터 ‘로열’ 칭호를 받았다. ‘명성황후’를 연출한 극단 에이콤 윤호진대표는 “RSC는 세계 연극계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극단”이라며 “한때 세익스피어 작품만을 무대에 올렸던 고집에 어울리게 셰익스피어를 가장 셰익스피어답게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극단은 피터 홀, 트레버 눈 등 뛰어난 연출자와 영화배우로 더 유명해진 비비언 리, 로렌스 올리비에, 쥬디 덴치 등을 길러낸 스타의 산실이다.

음악적이면서 정확한 대사 구사는 다른 극단이 흉내내기 어려운 RSC의 강점이자 매력이라는 평가. 600여 소속배우들이 보이스 트레이닝에서 연기까지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있다. 스튜어트 맥콰리, 모니카 돌란 등 연기자 15명을 포함한 단원 33명이 4일 내한한다. 평일 오후8시, 토요일 오후3시 7시. 2만∼6만원. 02-2005-0114.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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