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증시 어떻게 될것인가--- 전문가 긴급 장세진단

  • 입력 2000년 5월 24일 12시 04분


증시가 넋을 잃은 모습이다.대부분의 종목들이 연초대비 평균 70~80%가 하락하는 초약세 국면이 연출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텔레콤등 시가총액기준으로 5개 종목을 제외하면 현재의 실질적 주가지수는 300포인트 대로 떨어진 상태라는 보고가 나올만큼 투자심리는 사실상 '공황상태'가 빚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약세국면을 반전시킬 특효약이 현재로선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주가지수 지지선으로 여겼던 650선도 600선대로 하향조정이 불가피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진단했다.

◆주가 왜 떨어지나

증시를 억누르는 악재성 재료 가운데 국내요인은 대부분 장세에 이미 반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문제는 해외 증시불안이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을 자극, 국내 증시의 불투명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충식 SK증권 상무는 "국내 증시기반이 열악한 상황에서 미국등 해외증시의 불안감이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상황"이라며 "외국인투자가와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모두 순매수를 나설 확신과 자신감이 결여됐다는 것이 주가 하락을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일 미래에셋 이사는 "매수기반이 가뜩이나 취약한 상태에서 최근 미국 나스닥 주가 하락과 동남아 금융불안 요인이 이어지면서 한국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가들도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인들 포지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우 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최근 장세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주가 어디까지 하락하나

최근 주가가 끝을 모른채 하락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주가하락의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지수 600선이 깨질 경우 시장 저항력이 급속히 상실돼 또 한차례의 급락장이 연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성수 현대투신 수석펀드매니저는 "주가는 크게 봐서 떨어질만큼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추가로 하락해도 주가 지수 620부근에서 큰 저항선이 형성될것"이라고 말했다.

김 펀드매니저는 "우리증시는 큰 흐름을 봐서 지난해 7월부터 쉬는 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1년간의 휴식장은 주가조정 기간으로서는 충분한 기간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이충식 SK증권 상무는 "시장에너지를 감안할 때 거래소 시장은 주가지수 600선까지,코스닥시장은 100선까지 지지선을 하향조정 해야 할것으로 본다"며 "투자자들은 지금보다 추가적인 주가하락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다시 짜야 할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상무는 "8월까지 주식형 수익증권 24조원이 만기가 되는등 증시 수급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조짐이 많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7월과 8월이 우리증시에서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기관들 관망우세속 일부 매수돌입

기관들은 전반적으로 '관망중'임을 밝히고 있다.

일부기관들은 그러나 주가하락폭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매수에 들어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현대투신 펀드매니저들은 "주가가 670선이 깨지면서 부분적인 주식 매수에 들어갔다"며 "낙폭이 크고 1분기 실적이 우량한 두가지 조건을 갖춘 업체를 중점적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원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많이 하락해 내재가치보다도 훨씬 싸게 보이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이가운데 반등국면에서 상승탄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을 선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이어달리기 특성을 지닌 게임"이라며 "아무리 좋은 종목이라도 (다른 투자자들이) 바톤을 이어받지 못하는 형국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 현 증시의 가장 큰 애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일 미래에셋 이사는 "요즘은 철저한 관망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내주중 반등이 있을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반등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김이사는 "다가올 반등국면에서 일부 잡주를 중심으로 장이 꿈틀거릴 경우 당분간 상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원<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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