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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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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김상종(金相鍾)교수는 엊그제 서울과 부산의 수돗물에서 급성장염, 무균성 뇌수막염, 결막염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 일부 지역 수돗물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고, 상수도원인 팔당 등에서도 검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98년에도 서울 10곳과 부산 4곳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며,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는 병원성 바이러스가 수질기준의 규제항목에 들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교수는 바이러스를 검출한 유전자염기서열분석법의 유효성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김교수의 주장을 근거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우선 검사방법이 검증되지 않았고 검출수치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교수의 분석법은 바이러스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며, 미국환경보호청 등에서 사용하는 세포배양법이 검증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에서도 지난해 미국의 인정을 받은 용역실험실을 통해 세포배양법으로 72차례나 검사했으며, 그 결과 상수원에서는 미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나 수돗물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상수원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도 미국기준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바이러스 검사는 실험실 조건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김교수의 실험실 시설과 연구진 및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한편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김교수의 주장과 서울시의 반박에 대한 결론은 결국 바이러스 검사 전문가들의 몫이다. 다만 어느 쪽이 옳든 ‘안전한 수돗물’을 위한 결론과 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물은 사람의 생명이나 다름없다.
<윤득헌논설위원> 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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