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코뿔소 고정운 "6월엔 돌아온다"

  • 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29분


"초라하게 운동을 그만두고 싶지 않아 치료기간중에도 이를 악물고 근력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코뿔소 고정운(포항 스틸러스)이 그라운드 복귀 준비를 마쳤다.

고정운은 지난해 9월 졸음운전으로 인한 불의의 교통사고로 오른쪽 무릎을 다쳐 독일을 두차례나 오가며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았다.사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축구선수로서의 고정운의 생명은 사실상 끝났다고 생각했다.

올해 35살(66년생).체력적으로 이미 전성기를 넘긴 데다 8개월이란 긴 공백을 메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

하지만 독일에서 22일간의 수술과 재활훈련을 마친뒤 최근 귀국한 고정운은 오히려 부상이전보다 건강해 보였다.본인 스스로도 "독일에서 수술을 한 다음날 곧바로 재활프로그램을 짜 다리근력과 심폐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말했다.

웬만하면 은퇴를 생각할 나이에 고정운은 왜 이토록 현역이기를 고집할까. 기다렸다는 듯 돌아온 대답은 "선수는 운동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 "한번 그만두면 다시 돌아간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고정운은 "39세의 마테우스(독일)도 지금까지 뛰고 있다.후배들이 방해된다고 눈치주기 전까지는 나이에 상관없이 축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정운은 사실상 자신과의 싸움인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팀 훈련과는 별도로 지금도 하루 2시간씩 개인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정운은 더 이상 자신을 나이에 비해 여전히 체력이 좋은 선수로만 보지는 말아달라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98년 일본에서 복귀한뒤 1년만 더 뛰고 은퇴할 생각이었다"는 고정운은 "후배들과 함께 뛰다보니 국내 축구발전을 위해 내가 할 일이 여전히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것. 체력만 앞세운 거칠고 투박한 축구가 판을 치는 국내 축구에서 생각하며 즐기는 축구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고정운은 현재 프로축구 초유의 50(골)-50(도움)클럽 가입(현재 55골 48도움)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구=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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