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보유 지분율이 높은 대형주를 지속적으로 손절매할 경우 단순한 실망 매물이 아니고 코스닥에서 '손 털기' 에 나선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17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은 98억원규모를 순매도했다.
매도 규모만 보면 전일의 108억원에 비해서도 많지 않은 수준이나 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종목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인성정보를 31만주(56억원) 팔았고 로커스는 3만2천주(32억원)규모를 팔았다. 또 하나로통신을 33만주(22억원), 한솔엠닷컴을 8만7천주, 한글과 컴퓨터도 9만주 매도했다.
이밖에도 드림라인, 오피콤, 케이엠더블유등 시가총액이 크면서 외국인 지분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확대된 종목들이 이날 매도 종목의 상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이날 금액기준 두 번째로 많이 판 로커스는 시가총액 7위로 외국인 지분이 지난1월말 25%수준에서 16일에는 37.6%까지 확대된 종목이다. 외국인들의 이종목 평균 매입단가는 14만원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이종목을 9만원대이하에서 대거 매도했다.
또 하나로통신은 외국인 지분이 1월말 2.59%에서 최근에는 8.7%대까지 높아졌는데 이종목도 외국인들의 주 매도 종목으로 부각되고 있고 외국인 지분율이 16일현재 36.79%인 한솔엠닷컴이나 한글과 컴퓨터(지분율 12.55%)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한글과 컴퓨터의 외국인지분은 코스닥지수가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3월10일의 18.28%에서 1/3정도가 감소했다.
현대증권 설종록 연구원은 코스닥에서 외국인들의 대형주 매도 공세는 이들 종목의 1/4분기 실적이 나쁜데 따른 실망 매물이라도 매도세가 지속되면 지수 및 가격하락 스톱로스 물량 출회 투자심리 악화의 악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의 투자 비중은 2%정도에 불과하지만 시장 영향력은 가장 막강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는 가뜩이나 위축된 코스닥의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외국인들이 코스닥에서 보유비중이 높은 대형주를 내다 파는 것이 코스닥 종목의 성장성 자체에 대해 의심을 품고 시장에서 빠져나가려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대형주의 매도규모를 어느 정도나 확대하는지, 또 어떤 생각에서 파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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