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LG그룹 주가 동반폭락 배경과 전망

  • 입력 2000년 5월 15일 15시 09분


LG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가 동반 폭락하고 있다.

LG그룹 주가 동반 폭락의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시장에서 형성됐던 '스캔들 없는 LG'의 이미지가 증시에서 상실됐기 때문.

이른바 '시장의 불신'이 LG그룹 계열사 주가를 사정없이 끌어 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LG를 대표하는 LG전자 올초 대비 47%나 주가가 떨어지고 있으며 LG화학은 38%가 하락하고 있다.

이밖에 LG산전은 49%가 하락중이고 LG증권 또한 57%의 주가하락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LG가 최대주주인 데이콤은 정보통신 주가하락이라는 대세와 맞물려 무려 65%나 주가가 떨여졌다.

◆具씨일가 소유 비상장주 고가 취득이 사건 발단

이번 LG 주가 급락은 따지고 보면 LG측에서 원인을 제공한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4일 LG화학이 '최대주주와의 유가증권 매수거래'라는 내용의 공시를 한 것이 시장의 불신을 사게 만든 촉발점 이었다.

LG화학은 구자경 명예회장 등으로부터 비상장주인 LG정유 주식 118만주를 주당 11만원에 매입했다.

또 구본무 회장등 25명에게서 같은 비상장업체인 LG유통 주식 164만주를 주당 15만원에 사들인 것이다.

LG화학이 이처럼 시세와 다르게 터무니 없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비상장업체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밝혀지자 "총수일가를 봐주기 위한 작태"라는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이같은 비판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LG화학 주가는 공시가 있던 4월 4일 종가 3만 700원에서 급락의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

15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이 회사의 주가는 2만 3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문제는 LG에 대한 시장불신이 LG화학에서 그치지 않고 전체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15개 종목중 14개 종목 급락

지난 주말(5월 12일) 증시에서 LG그룹 15개 상장종목(우선주 포함)중 14개 종목이 하락했다.

이 급락추세는 15일 증시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LG애드를 제외한 14개 종목이 추풍낙엽처럼 동반하락을 면치 못했다.

특히 시장불신의 주범인 LG화학과 LG전자, 데이콤 등 LG그룹 대표주자들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현대투신 김성수 수석 펀드매니저는 "시장의 신뢰회복은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시장불신을 제공한측에서 투자자들이 흔쾌히 동의할수 있는 넥스트 스텝(다음단계)을 속히 제시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신뢰회복의 단초를 제공하지 못할경우 주가 폭락은 당분간 불가피 하다는 것이 기관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LG측은 이와관련 "업종 전문화를 위한 지분정리 과정에서 나타난 오해일뿐"이라며 "주식매입대금도 세법상 정당한 과정과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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