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월드]디지털북시대 "책 읽으러 PC 속으로"

  • 입력 2000년 5월 14일 19시 29분


책을 컴퓨터에 넣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어볼 수 있는 디지털북 시대가 열리고 있다. MP3로 노래를 파일로 내려받아 듣는 것처럼 책도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

▽어떤 사이트가 있나〓8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와이즈북’은 현재 100여가지의 디지털북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최대 디지털북 사이트.

와이즈북과 판권 계약을 한 출판사는 창작과비평,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이레 등 30개에 이른다. 판매중인 디지털북은 국내 작가의 기존 소설을 중심으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어린이편’, ‘그린스펀 효과’까지 다양하다. 가격도 이제하 소설전집이 3000원, 늑대와 일곱나라의 어린양이 1400원, 그린스펀 효과가 5200원으로 아날로그북에 비해 20∼40% 정도 값이 싸다. 방현석 소설집 ‘내일을 여는 집’은 읽고 싶은 장별로 500∼1000원으로 나눠 팔기도 한다. 또 참고용으로 한번만 읽을 책에 대해서는 1회 보기 방식을 적용, 책값을 할인해주기도 한다.

온라인서점으로 출발한 예스24도 아날로그북 판매뿐만 아니라 왜란종결전, 퇴마록 국내 혼세 세계편 등을 디지털북으로 선보였다. 책값은 아날로그북의 절반 정도. 예스24는 또 최근 박상우 구효서 윤대녕 등 중견 소설가 6명과 디지털북 출간계약을 마쳤다. 이들은 새 작품을 쓰는 조건으로 1000만원을 저작료로 먼저 받고 책이 나와 팔릴 경우 인세 33%를 받기로 계약했다.

이밖에 무협소설 중심인 바로북, 잡지를 주로 취급하는 리얼북도 디지털북을 판매하고 있다. 김영사와 제휴를 맺은 이북솔루션(www.cemtlo.com), 온라인 서재를 지향하는 온북(www.onbook.co.kr)도 시범서비스를 거쳐 조만간 디지털북 판매에 나선다.

▽어떻게 보나〓회원에 가입한 뒤 디지털북을 컴퓨터에서 읽을 수 있는 뷰어프로그램을 다운받아야 한다. 이후 디지털북 구입 주문을 내고 결제하면 파일로 책을 다운받게 된다. 그리고 설치된 뷰어를 통해 본문과 작가 프로필을 볼 수 있고 지원되는 멀티미디어를 통해 작가 인터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것도 디지털북의 장점.

각 사이트는 다운받은 디지털북을 남에게 복사해줄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걸어놓았다. 와이즈북은 회원의 ID와 비밀번호에 맞는 난수를 디지털북에 입력시켜 이를 뷰어에 내장된 난수와 일치하는지를 검색해 불법복제를 막고 있다.

디지털북 사이트는 등단 지망생과 일반인에게도 문호를 개방, 자신의 작품을 올리도록 해 작가 등용문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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