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올 신인왕 양보 못해"

  • 입력 2000년 5월 9일 18시 58분


새 천년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시즌초 선두주자로 떠올랐던 SK '특급 마무리' 이승호의 독주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 올초 군산상고를 졸업한 19세 새내기 이승호는 시즌초 깜짝 3세이브를 올린 뒤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선발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출격으로 내리 4승을 따내 4승1패 3세이브로 팀의 8승(21패)중 7승을 책임지는 '무쇠어깨'를 과시했다.

그러나 다른 경쟁자들도 이승호의 독주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최근 팀 상승세를 이끌며 최고투수 정민태(현대)와 함께 5승으로 다승 공동선두에 뛰어오른 또다른 19세 신인 조규수(한화).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이승호(1억6000만원)보다 많은 올해 고졸 최고계약금(2억8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조규수는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는 아니지만 두둑한 배짱과 절묘한 제구력으로 몸값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한화를 매직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올해 입단한 신인은 아니지만 아마야구 최고의 강타자로 군림했던 두산 강혁(26)의 화려한 재기도 빼놓을 수 없다.

98년 방콕아시아경기에서 드림팀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강혁은 지난해 영구제명에서 풀려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전반기는 출장금지의 '족쇄'에 묶여,후반기는 부상으로 제대로 출전조차 못해 올해 '중고신인'으로 신인왕 후보자격이 있는 상태.

처음으로 정상적인 시즌을 맞은 그는 최고타자의 명성에 걸맞게 타격 7위(0.351),최다안타 3위(39개)에 오르며 나무방망 적응을 순조롭게 끝냈다.

"나이 26세에 프로 첫 시즌을 시작하는 만큼 신인왕은 절대 후배에게 내줄 수 없다"는 게 그의 한맺힌 각오.

현재로선 이들 세 특급신인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태.팀전력이 약한 이승호와 조규수에 비해 투타의 균형이 가장 알찬 두산의 강혁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전망을 할 수 있을 정도다.

이에 비해 올해 최고액 신인인 LG 경헌호(계약금 3억8000만원)는 승운이 따르지 않는데다 1승1패에 평균자책 5.33에 머물고 있어 중반 이후 급피치를 올려야 할 다급한 입장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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