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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2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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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증권가에서는 증시를 축구경기에 비유해 성장주와 안정주 사이를 받쳐 주가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허리(옐로칩)의 부진을 지적한 동부증권의 자료가 화제가 됐다.
'미드필더가 취약한 한국증시'라는 이 보고서는 미국증시에 비해 우리 시장은 LG전자 LG화학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등 허리가 약해 대량실점(주가폭락)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수(攻守)는 수준급〓스피드(매출성장률)와 골 결정력(시장점유율)이 돋보이는 최전방 공격수 삼성전자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골키퍼 포항제철은 국제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종목.
삼성전자는 3∼4월 결정적인 득점기회(고점돌파)를 여러 번 이끌어내는 활약을 보였고, 포철은 연초대비 종합주가지수가 29% 하락하는 동안 7% 하락에 그쳐 뛰어난 지수 방어능력을 자랑했다.
▽미드필더가 문제〓그러나 미드필드를 맡고 있는 옐로칩의 경우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할 때(강세장→약세장) 주가를 방어하지 못했고, 반대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약세장→강세장)에도 기대이하의 성격을 내고 있다. 4명의 미드필더는 연초대비 주가하락률 20∼41%로 평균 이하, 4월17일 이후 공격으로 전환할 때에도 LG전자가 4.9% 오른 것을 빼면 보합(LG화학 대한항공)에 머물거나 오히려 16.4%나 하락(현대자동차)했다.
반면 미국증시는 미드필더격인 인텔과 휴렛팩커드의 주가가 각각 연초대비 50%, 18% 상승해 추가실점을 막아내며 공격전환을 주도했다.
▽신진선수 보강 절실〓미드필더 진영의 보강 없이는 현재의 절대적인 수세에서 공격으로 전환(추세반전)하기는 힘들다는 게 동부증권의 분석.
그러나 최근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강력한 하방경직성을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장기 소외종목이었던 증권 등 금융주가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전환의 가능성을 비치고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
김도현 애널리스트는 "이들에게 상대방 공격의 맥을 끊는(추가하락 방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역할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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