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불운의 골퍼’ 앨런비 PGA 감격의 첫승

  • 입력 2000년 5월 1일 18시 35분


로버트 앨런비(29). 호주 멜버른 출신 프로골퍼인 그는 유러피언무대에서 활약하던 96년 3승을 거두며 그 해 상금랭킹 3위까지 올랐으나 스페인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아내와 아이를 잃은데다 자신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골프채를 놓아야 했다. 그는 당시 사고로 대대적인 얼굴 성형수술을 받아 사고 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처럼 ‘불운의 골퍼’로 불렸던 그가 프로데뷔 9년 만에 미국PGA투어에서 감격의 첫 승을 올렸다.

1일 텍사스주 우드랜즈 토너먼트플레이어스클럽(파72·718야드)에서 벌어진 셸휴스턴오픈(총상금 280만달러) 최종 4라운드. 앨런비는 크레이그 스태들러(미국)와 13언더파 275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4번째 홀에서 3m짜리 파퍼팅을 성공시켜 보기를 한 스태들러를 따돌리고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50만4000달러의 상금을 획득한 이날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눈 가족은 지난해 재혼한 아내 샌디와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해리였다.앨런비는 우승인터뷰에서 “오늘 나의 모습을 세상을 떠난 아내와 아이가 보았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숙연해했다.

이날 이븐파 72타를 기록한 앨런비는 중반까지 스태들러와 역전을 주고받다 13번홀(파4)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한타차로 앞서갔으나 17번홀에서 두 번째 그린오버, 3온2퍼트로 보기를 해 동타를 허용했다.

앨런비는 연장 4번째 홀에서 세컨드 샷이 다시 그린을 넘겨 위기를 맞았으나 3m짜리 파퍼팅을 홀컵에 넣은 반면 스태들러는 2m50㎝ 파퍼팅을 실패, 준우승에 그쳤다.

〈안영식기자·우드랜즈외신종합〉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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