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형의류매장 밀리오레 대구진출 논란

  • 입력 2000년 4월 27일 23시 20분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의류판매업체인 밀리오레가 대구 중심가에 건립중인 고층빌딩을 사들여 대형 쇼핑몰로 활용하려고 하자 지역 영세 상인들이 상권 침해와 교통난 등을 이유로 크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밀리오레측은 대구 중구 문화동 옛 국세청 자리에 건립되고 있는 대우센터 빌딩을 대형 패션의류 쇼핑몰로 전환하기 위해 건축물 용도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지하 9층 지상 25층인 이 빌딩은 당초 주대우가 객실 233개를 갖춘 호텔과 영화관 판매시설 등을 조성하기 위해 94년 10월 착공했으나 지난해 10월 대우사태로 인해 공정률 56% 선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밀리오레측은 최근 이 빌딩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 중구 의류판매 상가들과 지난해 12월 조성된 북구 복현동 종합유통단지내 패션의류상가에 입주할 예정인 영세상인들은 밀리오레에 상권을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상인들은 “대구시가 교통난 해소 등을 이유로 종합유통단지내에 최근 영세상인들을 입주하도록 해놓고 다시 시내 한복판에 대형 쇼핑몰을 허가해서는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밀리오레측은 19일 열린 대구시 교통영향평가위원회에 이 빌딩내 객실용 공간을 없애는 대신 당초 1500평이던 판매시설 면적을 8000평으로 늘리는 등 건축물 용도변경을 위한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요청했으나 심의가 보류됐다. 그러나 대구시는 이 빌딩의 용도별 면적을 재조정하는 등 보완토록 지시하고 밀리오레측도 매장 면적을 줄여 재심의를 신청키로 해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이 빌딩 앞 국채보상로(왕복 6차로)는 러시아워때 차량통행량이 시간당 2000여대이고 하루평균 통행량은 2만여대에 달한다.

한편 대구경실련은 27일 성명을 내고 “밀리오레가 추진중인 대우빌딩 용도변경을 시가 허용할 경우 특혜 소지가 있다”면서 “시는 기존 고층빌딩의 건축허가 과정에 적용해온 관련 규정과 정책기조를 이번에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