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회사채수익률 10%대 진입

  • 입력 2000년 4월 26일 16시 50분


현대그룹 채권값이 급락하는 등 현대그룹에 대한 우려로 매수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회사채수익률이 다시 두자릿수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이 콜금리인상 가능성을 비춘 것도 매수세에 부담을 주었다.

26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비 0.03%포인트 오른 8.97%로 마감됐고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0.02%포인트 오른 10.01%로 장을 마쳤다.

장마감무렵에는 매수세력이 자취를 감추다시피하며 시장분위기가 얼어붙어 특별한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채권금리는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채권시장이 이처럼 얼어붙고 있는 것은 현대그룹이 채권발행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현대그룹 채권값이 폭락하고 있는데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중에서 가장 유동성이 좋다는 현대중공업이 추진중인 2천억원 규모의 3년만기 회사채 발행은 은행 투신사등 금융기관의 외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수의사가 있는 연기금은 신용등급 평가를 다시 받으라고 주문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0.30-0.50%포인트정도 금리를 더 얹어줘도 소화가 잘 안되고 스프레드가 CP의 경우 0.50%포인트정도 더 얹어줘도 매수세가 거의 없다고 시장관계자들은 전했다.

은행의 채권운용담당자들은 "현대그룹이 발행한 채권을 사려고 해도 보유한도(4대그룹 회사채의 경우 그룹별로 15%)에 막혀 있고 보유한도에 여유가 있더라도 이제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매수하기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라 매수심리가 냉각돼 있는 상황에서 내달초 열리는 금통위가 콜금리를 현재의 5.0%에서 5.25%로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매수세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오늘 오전장까지만 해도 최근 딜링매수(단기차익을 노린 매수)세력이 메이저은행 등으로부터 나오는 물량을 받아줬으나 오후장 마감무렵에는 이들이 손을 드는 모습이어서 시장분위기가 더욱 냉각됐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금리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전망이 훨씬 우세하다"며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9.05%수준까지 오르면 손절매물이 쏟아지고 이로인해 9.10-9.15%까지 상승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 채권브로커는 "최근 채권시장 냉각은 수급 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므로 금리상승을 막기위해서는 정부가 4대그룹에 대한 금융기관 회사채보유한도를 풀어주고 재벌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