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G세대]아침등산―낙관적 삶 "세월이 비켜가요"

  • 입력 2000년 4월 20일 19시 59분


나이든다는 것을 피해갈 수는 없다. 그러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김형옥씨(56·경기 안양시 관양동)는 나이듦에 ‘일단정지’를 선언한 G세대다.

워낙 ‘옷태’가 나기는 했다. 매장에서 잘 팔리지 않던 옷도 그가 한번 입었다 벗어놓기만 하면 주위에 있던 주부들이 몰려들어 사가기 일쑤. 그런 김씨를 눈여겨본 마담포라 직원의 권유로 10년전부터 이 회사의 전속모델이 됐다.

키 1m62, 몸무게 56㎏, 바스트 36 웨이스트 30 히프 38인치로 G세대의 ‘표준형 몸매’. 일주일에 세 번 출근해 피팅모델을 한다. 새로 디자인된 옷을 입어보고 “겨드랑이가 좁아 불편하다” “목둘레가 너무 낀다” “액세서리를 첨가하면 더욱 아름답겠다” 등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것도 그의 몫이다.

막내 며느리와 시장에 가면 큰 언니 쯤으로 사람들이 착각할 만큼 젊게 보이는 김씨는 자기관리를 위해 매일을 빡빡하게 산다. 이렇게.

①오전6시반∼8시 남편과 관악산 등반 ②오전10시∼정오 모델활동 ③오후2∼4시 인도어 골프연습(실전시 18홀 100타의 실력 보유) ④오후4∼6시 며느리와 장보기 및 저녁식사 준비 ⑤밤9∼10시 독서 ⑥밤10시 취침.

관악산에 오르면 제자리 뛰기 등 ‘국민체조’를 원용한 특유의 온몸체조를 30분간. 또 골프는 스트레칭 효과와 함께 허리의 군살이 빠지게 하는 전신운동의 역할을 한다고 김씨는 말했다. 한 때 몸무게가 66㎏까지 나갔지만 이런 운동에다 모델 일까지 하다보니 몸매 관리에 저절로 신경쓰게 돼 일도 하고 몸매도 돌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았다.

오전 식사는 현미 보리 깨 율무 조 수수 은행 느타리버섯 등 22가지를 빻은 가루(한번에 큰스푼으로 하나 반 정도)를 우유에 타 마시는 것으로 대신하면 점심 때까지 든든하다. 하루 2ℓ짜리 생수 2병을 마신다. 주 1회 영양팩과 오일로 상체 마사지를 한다.

색조화장은 볼터치를 강조하는 편. 혈색이 강조돼 젊고 건강해 보인다.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매다는 ‘아줌마 스타일’을 피해 귀걸이 목걸이는 한번에 한가지씩만 한다.

남편은 천혜당제약 부회장인 이중락씨(60). 남편과 2남 1녀는 모델 일을 할까 말까 고민하던 김씨에게 “용기를 내라”며 등을 떠밀었다. 특히 남편은 김씨가 20, 30대 전문모델들과 함께 서는 패션쇼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의 최고 ‘젊음유지 비법’은 온갖 고민을 떨쳐버리고 대번 숙면에 빠져드는 것. 남편의 사업이 위기에 몰린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김씨는 ‘안달하지 않는 심정으로 살겠다’고 되뇌었다. ‘된다’는 확신으로 2년만 고생하자고 결심하자 정말 2년 뒤에 일이 풀려나가기도 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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