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은행 추가형 금전신탁 대부분 원금 까먹어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은행권이 주식편입비율을 높여 지난달 일제히 판매하기 시작한 추가형 금전신탁의 수익률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결정시 주의를 해야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 상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원금마저 까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12일부터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한 단위형 금전신탁 만기자금의 이탈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판매가 개시돼 한달동안 운용된 은행 추가형신탁 상품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일부 은행의 성장형 상품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형금전신탁 운용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뒀던 신한은행의 경우 13일 현재 성장형 상품의 수익률이 -0.2%에 머물렀고 안정성장형 역시 -0.39%에 그쳤다.

국공채형을 포함 총 6개의 추가형 상품을 시판한 하나은행의 경우 채권형과 국공채형의 경우 1% 안팎의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성장형과 안정성장형의 수익률은 각각 -0.04%와 -0.69%로 부진한 상태다.

국민은행 역시 성장형 상품에서 -0.09%, 안정형 상품에서 0.04% 정도의 수익률을 보여 원금을 까먹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다른 은행들도 추가형 신탁상품이 겨우 0.6∼2% 정도의 수익률을 올린 상태로 판매 초기 만족할 만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형편이다.

이에 대해 은행 신탁 담당자들은 “추가형신탁 시판 이후부터 주식시장이 침체일로에 있어 성장형 상품의 운용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고 채권형 역시 금리 하락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추가형 신탁의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단위형 금전신탁의 만기자금이 속속 은행권을 떠나고 있다.

12일부터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한 단위형 신탁의 만기 자금중 신탁상품에 재유치되는 비율은 20∼30%에 불과할 전망이다. 나머지는 신탁계정에서 이탈, 정기예금으로 이동하거나 아예 은행을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마다 단위형신탁 만기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신상품을 내놓거나 추가형 신탁 등으로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수익률이 저조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간접투자상품 수익률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한 정기예금 등으로의 이동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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