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50승 좌절…'좌타자 징크스' 여전

  • 입력 2000년 4월 17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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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타자에 피홈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시나리오’.

박찬호(27·LA다저스)는 지난해 왼손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358로 오른손타자(0.207)에 비해 철저하게 약점을 보였다.

게다가 31개의 피홈런 가운데 18개를 좌타자에게 허용. 따라서 좌타자에게 얻어맞는 장타는 한국팬에게 낯선 장면은 아니다. 박찬호가 ‘왼손 징크스’를 떨쳐 버리지 못하고 큰 것 한방에 3연승이 좌절됐다.

개인통산 50승, 시즌 3연승에 도전한 박찬호는 1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4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으나 4회 좌타자 마이클 터커에게 얻어맞은 2점 홈런이 부담이 돼 시즌 첫 패를 안았다. 다저스의 3-5패.

직구 최고시속은 98마일(157㎞)이었으며 투구수는 109개(스트라이크 67개, 볼 42개).

1회 박찬호는 3번 켄 그리피 주니어에게 가운데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톱타자 리스를 비롯해 세 명의 타자를 뚝 떨어지는 커브로 삼진을 잡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2회 선두 크로머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한 뒤 맞이한 1사 3루에서 다저스 3루수 벨트레가 8번 루이스의 평범한 땅볼을 더듬어 1점을 먼저 내준 게 불안한 징조. 박찬호는 0-1로 뒤진 4회 1사 1루에서 7번 터커에게 3구째 체인지업을 던지다 중월 2점홈런을 얻어맞고 고개를 떨궜다. 앞선 두 경기에서 초반 대량 득점으로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다저스 타선은 3회 무사 1, 2루와 4회 무사 2루 등 계속된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침묵.

2연승 끝에 첫 패를 안긴 했지만 박찬호는 이날 관심을 모았던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켄 그리피 주니어와의 대결에선 승리를 거뒀다. 피해 가지 않고 강속구 위주의 과감한 승부로 1회 안타를 빼곤 나머지 3타석을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그러나 올시즌 2개의 피홈런을 모두 좌타자에게 얻어맞아 ‘왼손 징크스’는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다.

박찬호는 22일 오전 8시5분 신시내티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해 다시 한번 50승의 문을 두드린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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