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0돌 특집/세계의 미디어 변화]파이낸셜 타임스

  • 입력 2000년 3월 31일 20시 52분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의 현재 판매부수는 43만5373부. 발행부수 100만부를 넘는 미국 신문들에 비하면 얼마 안되지만 세계 경제의 ‘바이블’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은 대단하다.

독일의 언론유관단체인 IMH가 지난해 여름 세계 50개국의 여론지도층 인사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세계 최고의 신문’으로 파이낸셜 타임스를 꼽은 사람이 22.4%로 가장 많았다.

이같은 파이낸셜 타임스의 세계적인 명성은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끊임없는 변신 노력에서 생겨났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인터넷판인 FT.com은 3월 3일 북미 신문업계 전문잡지인 ‘편집인과 발행인’에 의해 최우수 온라인 비즈니스 뉴스, 최고의 해외뉴스 사이트로 선정됐다.

FT.com은 2월 14일 국제 비즈니스분야의 포털서비스를 시작했다. FT.com은 △사용자의 E메일 서류 일정 등을 관리해주는 가상 사무실(Virtual Office)△스포츠뉴스 도시안내 여행호텔정보 연예가소식을 알려주는 타임 오프(Time Off) △세계의 기업인과 업계전문가, FT기자사이의 토론장인 커뮤니티포럼 등을 신설했다. 14개 주요 산업별 홈페이지가 있어 최신 국제시장동향과 가격정보를 알려준다. 세계 7만여 기업의 주식시세와 전문가들의 시장예측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며 이 가운데 2만여개 기업의 결산보고서도 들어있다. 세계 50개 주요 신문과 온라인매체의 경제관련 뉴스를 통합제공하는 뉴스앵커코너도 있으며 가입자에게 간추린 세계 경제뉴스를 E메일로 서비스해준다.

FT.com의 자랑은 세계 3000여 정기간행물에 실린 500여만개 기사 데이터베이스와 연결해 기사검색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서고다. 주요 정치인과 기업인 학자 등 세계의 뉴스메이커 프로필을 정리해 놓은 온라인 인명록도 있다.

FT.com의 가입자는 200만명. 지난해 99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FT.com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3월 4일 인터넷 인트라넷 엑스트라넷을 통한 무선정보관리회사인 AvantGo사와 계약을 체결, FT.com의 기업뉴스를 WAP폰 팜톱PC 등을 통해 공급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날 FT.com의 편집국장으로 취임한 피터 마틴 파이낸셜 타임스 편집부국장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기업 관련 뉴스 사이트가 있으나 통일된 웹사이트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세계 기업인들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인터넷 후원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럽신문업계 동향

지금 유럽에서는 미국경제 전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의 접전이 한창이다. WSJ유럽판은 라이벌인 FT의 아성을 허물기 위해 2월초 대대적인 지면혁신과 함께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1면을 컬러로 제작하고 사진을 싣기 시작했다. 부당 판매가격도 1.25파운드에서 1파운드로 내렸다. FT는 85펜스. WSJ는 유럽구독자에게 1년간 온라인 무료접속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200만부인 판매부수를 2003년까지 300만부로 확장하겠다는 것이 WSJ의 목표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벨기에 스위스등에서 발행되는 WSJ유럽판은 하루 판매부수가 8만3000부로 FT의 유럽판매부수(32만3000부)에 비해 크게 뒤진다.

WSJ에 맞선 FT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다. FT는 독일의 유수한 미디어그룹 그뤼너 야르와 협정을 체결, 2월 21일부터 독일어판을 발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아성인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3월 미국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에 기업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 14개 도시에서 인쇄되고 있는 FT는 전체 판매부수의 41%인 18만8000여부만 영국에서 소비되고 나머지 60%는 세계 120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 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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