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의 대인관계 클리닉]밀려드는 공허감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44분


▼질문▼

30대 초반의 남자입니다. 사는 것이 공허하게만 생각됩니다. 그래서인지 약간의 불안, 우울증을 다 갖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 제가 왜 그런지도 알고 있습니다. 성장환경에 대한 불만, 현실에서의 제 위치, 주위 사람들의 기대 등이 다 힘겹게만 느껴집니다. 문제는 원인을 알면서도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서울 성북구 종암1동에서)

▼답변▼

노이로제인 사람과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구별할 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이로제인 사람은 ‘나는 이런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거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수가 많습니다. 반대로 건강한 사람은 스스로를 항상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로 여깁니다. 또 다른 면에서 노이로제인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삶에 대해 공허감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즉각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약물이나 오락, 물질이나 권력, 혹은 지나친 자기성찰 등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실존적 공허는 그런 방법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느냐 아니냐는 전적으로 내게 달려 있다’는 통찰력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개체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순간 순간의 시간들을 살아가고 있다는 깨달음이 필요합니다.

그 다음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것은 전적으로 자기 몫입니다. 그 의미를 찾는 데 어렸을 적부터 가지고 있는 꿈이 무엇이었는지 돌아보는 노력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꿈의 추진력을 믿으면서 자신이 겪는 고통이 자신을 더 나은 상태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과거와 분명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양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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