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전수천 사람의 얼굴展]너무나 인간적인 '성욕의 내면'

  • 입력 2000년 3월 19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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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천의 발걸음이 바쁘다.

1월1일 오전 0시를 기해 서울 종묘와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밀레니엄 기념전을 열었던 그는 3월초 주독 한국대사관의 문화홍보원 개막기념 설치작품전을 가진데 이어 24일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사람의 얼굴’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연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횡단 열차를 이용한 설치미술을 구상하고 있다.

환경 역사 인간의 정체성 등을 폭넓게 다뤄 온 그는 ‘사람의 얼굴’전에서 인간의 내면 모습을 탐구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21세기 물질문명앞에서 인간성에 대한 탐구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인간의 성적인 욕망에 대한 표현이 두드러진다. ‘생각하는 사람’ ‘하얀 밤’ ‘욕망의 숲’ 등 출품작 대부분이 그렇다.

‘생각하는 사람’은 육체만 남고 머리는 없는 남자를 표현한 작품이다. 육체의 욕망이 강조되는 시대를 상징한다. ‘하얀 밤’은 굿을 벌이는 무당의 모습을 찍은 비디오화면 앞에 거대한 남근을 세워놓은 작품이다. 남근 숭배사상과 성욕을 다뤘다. ‘욕망의 숲’은 벌거 벗은 수십명의 인간을 통해 욕망이 넘치는 사회를 표현했다.

그는 적나라한 욕망을 표현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비판만을 앞세우지는 않는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 전수천의 설명이다.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면서 인간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유도하는 것이 그의 의도이다. 그는 마치 사진처럼 인간욕망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보여주고자하는 태도를 취한다.

그의 작품세계는 최근 폭넓은 진폭을 보이고 있다. 1월전시에서는 ‘창의력’을 소재로 다루었고 이번 전시에서는 ‘욕망’을 다루고 있다. 미국에서는 ‘패권주의’를 다룰 예정이다. 국제적인 활동을 펼치는 그의 보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02-720-1020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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