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청도 소싸움 축제/"황소야 힘을 내라… 들이 받아라"

  • 입력 2000년 3월 15일 19시 21분


체중 750㎏을 오르내리는 거대한 황소 두마리가 이마를 맞대고 힘을 겨룬다. 서로를 노려 보는 그 큰 눈에 핏발이 선다. 미동조차 않는 모습이 마치 바윗덩어리 같다. 그러다 힘에 부친 듯 한 편이 뒤로 물러선다. 숨소리조차 죽이던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온다. 이 때다. 밀리던 소 옆에서 분주하게 소의 표정을 살피던 소 주인이 외친다. “바우야, 쳐라!” 그 한마디에 물러섰던 소는 발을 구르며 돌진, 상대 소의 목덜미를 머리로 받는다. 전광석화처럼 잽싸다. 그 충격은 시속 40㎞로 달리는 1t 트럭에 치이는 정도라 한다.

지난해 3월 경북 청도군에서 펼쳐진 소싸움축제 중 전국소싸움 결승전 실황이다. 작년 축제에서 처음으로 겨룬 한국과 일본(규슈 가고시마현) 싸움소(3마리씩 출전)의 혈전은 6전3승3패로 무승부.

한국 소싸움의 본고장은 영남. 그중에서도 청도는 중심이다. 전국의 싸움소 1000여마리 중 절반이 청도에 있다.

축제형식으로 가꿔 소싸움을 전통놀이 한마당으로 일으켜 세운 곳도 청도다. 올해로 벌써 열한번째다.

청도 소싸움은 경상도 여기저기서 열리는 소싸움 중에서도 가장 큰 대회. 여기서 우승한 소는 몸값이 2000만원을 호가한다. 싸움소를 키우는 소 주인의 정성도 지극하다. 소에게 귀한 보약을 달여 먹일 정도.

청도에서는 지금 소싸움축제가 한창이다. 15일 개막해 19일(일요일)까지 계속된다. 장소는 청도군 이서면 서원천 둔치(지도 참조). 한일 싸움소도 대결하고 있다. 올해는 3마리씩 더 출전, 각각 6마리가 12회전을 치른다. 양국 농가의 자존심까지 걸린 싸움이어서 그 승부에 모아지는 관심은 더욱 크다. 체급별로 벌이는 전국소싸움대회에는 전국의 싸움소 150여마리가 출전했다. 주한미군의 카우보이클럽 회원들이 펼치는 로데오경기도 마련됐다. 소싸움 참관은 무료다. 청도역↔행사장은 일반, 셔틀버스 운행.

▼청도명물▼

△청도반시〓씨가 없으며 냉동후 녹여 먹는 ‘아이스홍시’는 별미 △한재미나리〓화악산 산재골에서 나는 청정채소 △청도한우고기〓육질이 부드럽다 △청도 추어탕〓순 경상도식으로 청도역과 운문댐 주변에 밀집.

▼주변 관광지▼

△청도장(4,9일)〓청도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장꾼 3000여명이 몰린다 △운문사(운문면)〓일연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신라 고찰로 입구의 소나무숲 길이 유명. 비구니도량 △운문댐(운문면)〓경치 좋은 드라이브코스 △온천〓용암온천(화양읍·게르마늄탕) 청도온천(금천면·유황수소천). 용암온천에는 노천탕도 있다.

▼정보 구하기▼

▽인터넷 △www.festival.or.kr/chongdo △www.chongdo.com ▽전화 △청도군청(공보계) 0542-370-6061 △한국관광공사 02-7299-615

▼찾아가기▼

열차가 가장 편리하다.

▽철도 △경부선 무궁화호(서울∼청도역·4시간)〓서울역에서 하루 20회 출발. 첫차 6:15, 막차 22:30. 철도여행안내센터 02-392-7788

▽항공 △서울∼대구(대구∼청도·버스 50분, 열차 30분) △서울∼포항(포항∼청도·버스 2시간) △서울∼울산(울산∼청도·버스 1시간반)

▽고속버스〓동, 서대구터미널에서 하차후 열차 혹은 시외버스 이용 △열차(동대구역∼청도역) 15분 △시외버스(대구남부터미널 053-743-4464, 청도터미널 0542-372-1565) 1시간. 첫차 6:38, 막차 22:05(30분마다 출발).

▽내차로 손수운전〓①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신천대로∼지방도30호선 △동대구IC, 경산IC∼국도 25호선 △건천IC∼국도 20호선 ②구마고속도로/현풍IC∼국도20호선 ③88고속도로 구마고속도로∼현풍IC∼국도20호선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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